MB 회고록, 정치권 안팎 비난 봇물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5-02-02 15: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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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 대통령으로 잘못된 일...자질 없는 분”
노회찬 “공무상 기밀누설...사법적용대상 될 수도”
홍영표 “아랫사람에게 책임 전가...소가 웃을 일”
최진 “소 잃고 외양간 정성껏 고치기...타이밍도 문제”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이명박 전 대통령(MB)의 회고록 출간을 바라보는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싸늘하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기간동안에 있었던 일을 담은 ‘대통령의 시간’을 2일 출간 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이날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 출연, “전직 대통령으로서 참으로 잘못된 일을 했다”며 “진짜 대통령 자질이 없는 분이 대통령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또 “자원외교 비리, 4대강 등 국민적 비난을 받고 있다면 전직 대통령으로서 자숙하는 게 필요하지 남북관계를 흔들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외교 내용을 이렇게 빨리 공개하면 현직 대통령은 어떻게 되며 남북관계는 어떻게 되느냐”고 힐난했다.

정의당 노회찬 전 대표도 같은 날 '박재홍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실망이 컸다”며 “대통령의 회고록이 이렇게 쓰이면 안 된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준 교훈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후진타오와의 한중 정상회담 내용 중에 통일 문제와 관련해 남한이 주도하는 흡수통일 방식의 통일 청사진을 자신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얘기했다, 이렇게 자랑 삼아서 얘기하는 대목은 이제까지 이명박 정부까지 포함해서 한국 역대 정부들이 흡수통일은 우리의 노선이 아니라고 천명해 왔던 바를 정면으로 뒤집는 발언”이라며 “이런 발언을 비공개 회담에서 최초로 자신이 했다고 자랑삼아서 공개하는 것 자체가 앞으로 남북관계만이 아니라 한중관계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나 국민을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개인의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앞세운 회고록이란 점에서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그는 남북관계와 관련 특사 회담 내용이 공개된 부분에 대해 “공무상 취득한 기밀을 누설한 문제”라며 “이건 사법적인 법적용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회고록 출간시점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건 단순히 지나간 2008년에서 12년까지 5년을 재해석한다기보다는 살아 있는 정치세력으로서 친이계의 입지를 열어가기 위한 행보의 일환”이라며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정치적 입지를 좀 바꿔보려는 그런 시도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특히 국회 자원외교 국정조사 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홍영표 의원은 이날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회고록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서전을 통해 '자원외교 성과를 지금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한 부분에 대해 “10년에서 30년을 기다려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렇게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이미 실패한 사업들이 굉장히 많고, 이미 끝나버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또 이 전 대통령이 '자원외교는 당시 한승수 총리, 국무총리실에서 주도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소가 웃을 일”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업적으로 해외 자원외교를 자화자찬 한 것이 굉장히 많다"며 "(자원외교 관련, 이명박 전 대통령 28건, 이상득 전의원 11건) 한승수 총리가 직접 MOU를 체결한 것은 4건이라는 사실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아래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도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정치권 밖에서도 MB회고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같은 날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에서 “소 잃고 외양간 정성껏 고치기”라고 혹평했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국정조사를 앞두고 있는 미묘한 시기에 (회고록) 출간 타이밍을 조정했거나 서두른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분명히 타이밍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권 일각에서 ‘이 전 대통령 회고록 출간으로 새누리당 친이계 의원들에게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그렇게 생각을 한다면 오산”이라고 일축했다.

최 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운영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고 소통에 문제가 많긴 하지만 전직 대통령이 그것을 비판하고 나설 경우, 그리고 현직 대통령에게 부담을 안겨줄 경우에 민심의 역풍이 불 수 있다”며 “이럴 때 일수록 친이계 의원들은 오히려 조용하게 침묵을 지키고 중립적 입장을 지키는 것이 낫다.이명박 대통령의 비판이나 공세에 합류하려거나 편승하거나 그것을 활용하려고 할 경우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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