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국민모임, 선명성 경쟁 벌이나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5-02-11 15: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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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노동당도 합당 논의...야권재편 경쟁대열 합류 가능성 [시민일보=이영란 기자]문재인 신임대표를 선출하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새정치민주연합과 신당 창당을 서두르고 있는 ‘국민모임’이 야권재편을 위한 주도권 다툼에 돌입했다는 관측이다.

실제 문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야권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 왔고, 국민모임은 새정치연합을 ‘여당의 2중대’라며 몰아세우는 등 극단적인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를 향해 대립각을 세우는 선명성 경쟁 과정에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유일한 원내 진보정당인 정의당과 원외 진보정당인 노동당 지도부가 11일 노동당 새 대표 취임 이후 첫 회동을 갖는 등 본격적인 진보정당 통합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어서 경쟁대열에 이들까지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8일 "박정희 대통령은 산업화의 공이 있고, 이승만 대통령은 건국의 공로가 있다"면서 "그 분들을 우리의 자랑스러운 전임 대통령으로 함께 모시고 함께 기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박정희, 이승만 대통령 묘소 참배 여부를 놓고 국민이 서로 갈등하고 그것으로 국론이 나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현충원 참배로 그런 분열과 갈등을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9일 지도부의 첫 일정으로 현충원을 찾아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 을 참배했다.

하지만 문대표의 화합 메시지는 불과 반나절 만에 끝나는 분위기다.

실제 그는 묘역 참배 직후 박근혜정부와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고, 전날에는 "증세는 배신"이라고 한 박근혜 대통령을 발언에 대해 "이중의 배신"이라며 정면으로 맞받는 등 박근혜 정부를 향해 연일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은 문대표가 박 대통령을 향한 비판 수위를 두고 국민모임과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민모임이 신당창당 명분으로 새정치연합의 야당답지 못한 모습을 지적하는 것에 대한 고육지책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모임은 연일 박 대통령과 박근혜정부를 향해 강도 높은 공세를 취하고 있다.

먼저 국민모임 신당추진위원회는 2심 재판부가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국정원법 뿐 아니라 공직선거법도 위반했다는 판결을 내린 것과 관련, “박근혜 현 대통령이 국정원의 조직적 부정선거를 통해 당선된 가짜 대통령임을 거듭 확인시켜 준 사법부의 역사적 판결로, 박근혜 대통령은 이로써 자동적으로 대통령의 법적 지위를 상실케 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재인 대표 등 새정치연합 신임 지도부의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두고 “‘혁신’의 첫 행보가 고작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라는 사실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국민모임신당추진위 오민애 대변인은 특히 “문 대표의 행보는 역사에 대한 모독이자 민주주의에 배신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이 같은 야당의 선명성 경쟁에 진보정당들도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선출된 나경채 대표 등 노동당 신임 지도부가 이날 여의도 정의당 중앙당사로 천호선 대표 등 정의당 지도부를 내방함에 양당의 통합논의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모임에는 정의당 측에서 천 대표와 심상정 원내대표, 이정미·김명미 부대표, 권태홍 사무총장이 참석하고, 노동당 측에서는 나 대표를 비롯해 권태훈·김윤희·최승현·문미정 부대표가 함께한다. 나경채 노동당 대표는 ‘통합파’로 분류되고 있고 천호선 대표 역시 통합에 긍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주도권 쟁취를 위한 야권의 선명성 경쟁이 결과적으로 제 살 갉아먹기로 끝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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