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사드' 놓고 계파 갈등 양상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5-03-18 17: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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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이재오 정병국 심재철 등 공론화 촉구 이정현 홍문종 등은 공론화 우려

[시민일보=이영란 기자]새누리당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 문제를 놓고 계파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비박계 중심의 새누리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이 정부의 사드 문제에 대한 전향적 접근을 지지하며 당내 공론화를 이어갈 것을 주장했다. 반면 꾸준히 '사드 공론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친박계 의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이날 침묵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정부가 사드 문제에 대해 새로운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지지한다"며 "그 동안 요청도 협의도 결정도 없었다는 소위 '3 NO' 전략에서 벗어나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이 북핵에 있으며 그에 대한 해소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고 중국 등 주변국이 영향력을 행사해선 안된다는 걸 뒤늦게나마 밝힌 건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외교부가 아닌 국방부가 발표해 이 문제가 외교 문제 이전에 국방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한 것도 올바른 대응이라 생각한다"며 "당은 정부·청와대와 긴밀히 협의하고 정부가 국가 안보차원에서 올바른 결정을 한다면 적극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오 의원도 "동아시아 정세가 격변하고 있기에 사드와 AIIB(Asian Infrastructure Investment Bank·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문제에 대해 우리 당이 입장을 가져야 한다"며 "빠른 시일 안에 정책 의총을 열어 우리 의원들이 찬반을 떠나서 전문적인 지식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드에 대한)미국과 중국의 입장이 어떤지, 우리 입장이 어때야 하는지 등에 대해 정책위에서 설명이 있어야 하고 당지도부 견해도 있어야 한다"며 "사드문제는 의총에서 설명하고 논의해서 찬반을 결정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문제에 대해 자기입장을 가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심재철 의원 역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막기 위한 사드에 대해 중국이 도입하지 말라고 얘기하려면 북핵을 중국이 대신 막아주겠다고 해야 한다"며 "중국이 우리 안보 미래 보장해주지 않지 않나. 우리 안보는 누가 대신해주거나 양보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3 No' 정책이라는데 실상은 결단도 못하고 팀웍도 없고 컨트롤도 없는 3무(無)가 아닌지 묻고 싶다"며 "북핵 등 북한이 선제공격 하면 한미동맹에 따라 공격으로 북을 초토화시킨다는 공포감을 줘야 도발을 막아낼 수 있다"며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정병국 의원 역시 "정부가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명분 하에 동북아 정세 속 한반도 미래를 모호하게 하고 있다"며 "우리가 '전략성 모호성'으로 침묵하는 사이 미국과 중국의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정부는 국익 차원에서 냉철히 살펴봐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어 "사드, AIIB 등 문제에 대해 우리가 처한 현실과 주변국과의 관계, 국익을 고려해 접근해야지 당장 곤란하다고 해서 논의·결정을 미루는 '줄타기 접근'을 하면 더 큰 대가를 치르고 실리와 명분, 기회까지 모두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종합적 논의와 상대국 설득 노력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하고, 우리 당도 이 문제들에 대해 의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사드 문제 공론화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이정현 최고위원을 비롯한 대표적 친박근혜(친박)계 의원들은 이날 열린 회의에서 사드에 대해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최고위원은 이날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감한 안보와 외교가 걸려있는 문제를 의총에서 공개적으로 논하고 국내적으로 이슈화 해 (주변국을)자극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드 공론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표적인 친박계 의원인 홍문종 의원도 최근 한 방송에 출연, 유승민 원내대표가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도입 공론화를 서두르는 것을 두고 “그럴 필요가 없는데 우리가 성급한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있다”고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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