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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월 캐나다 월드컵 출전을 앞두고 있는 그에게 승리의 기쁨보다는 이 과정에서 노출된 문제점에 대한 근심이 더욱 커보였다.
한국은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터진 지소연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유영아(27·현대제철)와 여민지(22·대전스포츠토토)를 최전방에 배치한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한국은 미드필더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전반 내내 러시아를 압박했다.
내용과 달리 결실은 나타나지 않았다. 러시아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상대 진영까지는 어려움 없이 넘어갔지만 슈팅까지 연결되는 마지막 패스들이 번번이 빗나갔다.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진 후반에는 내용이 더욱 좋지 못했다. 교체 투입된 지소연(24·첼시FC)의 골로 이기기는 했지만 썩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
윤 감독은 "경기가 의도한대로 잘 안 됐다. 득점을 할 수 있는 기회에서 무위에 그친 것은 생각해 봐야할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윤 감독이 가장 아쉬워한 부분은 체력이다. 꾸준히 비가 내린 탓인지 선수들의 발걸음은 후반 들어 급격히 무뎌졌다. 러시아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의 기량을 보여준 덕분에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윤 감독은 "여자 선수들은 체력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90분을 뛸 수 있는 기본 체력을 항상 유지해야만 조직력이 살아난다"면서 "득점도 체력이 없으면 할 수 없다. 공수전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는 편인데 이것이 향상되기 위해서는 체력이 반드시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 감독은 "월드컵에서는 러시아보다 훨씬 강한 팀들과 경기를 해야한다. 5월에 다시 소집을 할텐데 그때 체력적으로 많은 보완을 할 것"이라고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했다.
지루하게 흘러가던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은 이는 지소연이었다. 잉글랜드 여자축구슈퍼리그(WSL) 첼시 레이디스 소속으로 전날에서야 국내에 들어온 지소연은 시차적응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결승골로 이름값을 했다.
윤 감독은 "지소연은 개인 능력이 출중한 선수다. 새로운 선수들이 가세했지만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에도 전혀 문제가 없었다"면서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지소연이 부응해줬다"고 칭찬했다.
또 다른 에이스인 박은선(29·로시얀카FC)을 투입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어제 훈련 중 왼쪽 발목 부상이 재발됐다. 이번 경기보다는 월드컵을 준비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오는 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러시아와 두 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2차전에서는 이날 뛰지 못한 선수들이 대거 중용될 전망이다.
"키프로스컵 때와는 달리 7명 정도의 선수들이 새롭게 보강됐다. 국제 경쟁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파악하고 싶었다"던 윤 감독은 "2차전에서는 오늘 못 뛴 선수들을 다 출전시켜 경쟁력을 점검하겠다. 팀의 경쟁 구도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밝혔다.
러시아 포미나 엘레나 감독은 "한국은 기술적으로 잘 준비된 팀이고 빠른 축구를 구사한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잘 넘어오는데 우리가 잘 막지 못했다"면서 "다음 경기에서 그런 것들을 보완하겠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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