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를 구한 그들, 누구도 몰랐다…영화 '극비수사'

뉴시스 /   / 기사승인 : 2015-06-08 18:01:3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 김윤석, '열심히 촬영했습니다'

"그 당시 이야기를 제게 들려주시면서 두 분의 눈가가 촉촉해지더라고요. 그분들이 말하지 못했던 것을 누군가가 이야기해준다면 참 행복하실 거로 생각했어요. 그때 이걸 영화로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978년 부산에서 한 소녀가 납치당했다. 모두가 소녀의 목숨을 구하기보다 범인 잡기에 혈안이 됐던 때, 오직 소녀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두 남자가 있었다. 형사 공길용과 무속인 김중산, 방식은 다르지만 소녀를 살리 수 있다고 믿었던 두 사람은 힘을 합쳐 결국 납치 33일 만에 소녀를 살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공은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다.

이 이야기를 영화 '친구' 등으로 잘 알려진 곽경택(49) 감독이 만들었다. 영화 '극비수사'다.

영화는 실제 1978년 부산에서 벌어진 일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공길용 형사와 김중산 도사도 실존 인물이다. 곽경택 감독은 공 형사와 김 도사가 범인을 추적해 잡는 과정을 성실히 담아내는 데 집중한다. 이게 영화의 특징이라면 특징. 곽경택 감독은 '극비수사'를 스릴러 장르 안에 가두기 보다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로 바꿨다.

곽경택 감독은 '열심히 소신을 가지고 뭔가를 하면 그 공덕은 우주를 도와 결국 나에게 온다'라는 곽 감독 모친의 말을 인용해 '극비수사'를 설명했다. "나의 공이 남에게 돌아가는 경우는 비일비재하잖아요. 그런 일들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던 사람들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

주인공 공길용 형사 역을 맡은 배우 김윤석(47)은 수사물이지만 수사물 같지 않은 '극비수사'의 매력에 끌려 출연을 결정한 경우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강한 캐릭터를 자주 맡아온 그는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는, 반전이 강한 요즘 유행하는 수사물이었다면 출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극비수사'는 특별한 양념 없이 소금에 찍어 먹는 닭백숙 같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무속인 김중산 역을 맡은 배우 유해진(45)도 '닭백숙'이라는 김윤석의 표현에 동감하며 "진심을 그리는 영화여서 좋았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특유의 코미디 연기를 버리고 정극 연기로 돌아온 유해진은 "조미료를 치지 않은 담백한 연기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극비수사'는 수사물로써 매우 큰 약점을 가진 영화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이미 결과가 알려졌다는 것. 그것도 요즘 영화에는 좀처럼 찾기 힘든 '해피엔딩'이 이 영화의 결말이다. 이런 부분 때문에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상업영화로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도 받았다.

곽경택 감독은 시나리오의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통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풀어나가면서 영화 미술로 볼거리를 제공하려고 노력했다"고 짚었다. 영화는 그 흔한 플래시백 하나 쓰지 않고,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또 1970년대가 배경인 영화답게 사람의 헤어 스타일이나 옷차림, 거리 풍경 등을 당시 모습 그대로 재현해냈다.

'극비수사'는 18일 개봉한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시스 뉴시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