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소주처럼 쓰지만 깊은 여운이 있다' '지독하게 인간적인 우리의 전쟁터'

온라인 이슈팀 /   / 기사승인 : 2015-11-10 15: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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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스틸컷

열정.희망차고 활기찬 모습으로 대표되는 단어,그러나 열정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있는 치열한 뒷모습은 그리 낭만적이지 못하다. 11월 25일 개봉되는 영화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감독 정기훈)'는 사회 초년생의 겪는 우여곡절과 에피소드를 다룬 작품이다.

"지금은 니 생각, 니 주장, 니 느낌 다 필요없어!”

취업만 하면 인생이 풀릴거라 생각한 연예부 수습기자 도라희(박보영 분)는 첫 출근 3분만에 모든 환상이 무너지는 쓰라린 경험을 하게 된다.
그는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사회생활에서 상사들에게 이른바 '탈탈 털리는 먹잇감'이 될 뿐이다.

직장인.특히 사회 초년생이라면 대한민국에는 도라희같은 사람이 정말 많다는 것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정기훈 감독은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단순히 연예부 기자에만 국한된 스토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직장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풀어가고 싶었다"는 그의 말처럼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는 연예부 기자라는 소재를 통해 수많은 직장인들의 애환을 다루고 있다.

영화 속에서 표현되듯 조직생활에는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하는 상황들이 비일비재하다. 밑에 있는 사원들 뿐만 아니라 위에 있느 상사는 상사 나름의 고충이 있다.

관건은 그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나가느냐에 있다. 박보영은 극 중에서 무서운 상사인 정재영(하부장 역)을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 반면 정재영은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것처럼 보이는 박보영이 탐탁치 않다. 이는 대부분 직장내 상사와 부하직원간의 관계를 대변하며 박보영과 정재영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런 둘이 사사건건 일으키는 충돌은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를 이끌어가는 주된 전개이자 갈등을 헤쳐나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휴머니즘을 보여주고 있다.

수 많은 직장인들은 출근시간부터 퇴근까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과 스트레스와 마주한다. 하지만 그 과정을 거친 후에 얻는 환희와 성취의 시간들을 바라보는 희망이 있기 때문에 이런 아픔과 함께 한 사회생활은 개인을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된다.

휴머니즘의 본질이 '자기를 초월함으로써 자기를 실현해나가는 것'이 맞다면 영화 속에서 도라희는 하부장을 비롯한 상사들을 통해 어느덧 훌쩍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물론 그 성장에는 쓰디쓴 아픔이 깔려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어느 조직이든 그에 따른 룰이 있고,그 룰을 견뎌야 하는 것은 이 세상 모든 조직원들의 숙명이다.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는 인간적인 영화다. 도라희도 하부장도 모두 각자의 철학과 가치관에 맞춰 치열하게 살고있다.

유럽 속담 중에 '실수는 인간적이다'라는 말이 있다.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관객들이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를 볼 때 '실수는 인간적이다'라는 말을 되새긴다면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인물들의 실수와 시행착오를 더욱 가슴 저리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실수를 극복하며 또 마주하면서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실존주의에 버금가는 성장을 하게 된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난 후 소주 한잔 생각이 났으면 좋겠어요"

정기훈 감독의 말처럼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는 소주만큼 쓰고 또 달다. 그러므로 이 영화에 기분좋게 취한 관객은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 영화를 너무 과민하게 받아들여 만취한 사람은 극단적으로 퇴사까지 결심하는 주사를 부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 역시 한 명의 직장인으로서 그 애환에 대한 위로의 건배와 경의를 동시에 표한다. 당신의 열정을 묵묵히 응원하고 격려할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는 11월 2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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