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음뉴타운8단지 '어르신공동작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노인들의 기념촬영 모습.

區+기업 양질일자리 늘리기 콜라보
'도전 宿' 청년창업 新복지모델 제시

[시민일보=고수현 기자]서울 성북구(구청장 김영배)가 기관 콜라보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구는 SH공사, 서울지방중소기업청, CJ대한통운 등 기관과 기업을 넘나들며 협업을 통해 청년, 저소득층, 노인 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타지자체들이 앞다퉈 벤치마킹에 나서고 있다.

이에 <시민일보>는 기관과 기업 등 분야를 가리지 않은 콜라보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고 있는 성북구를 살펴보았다.

■청년 창업 지원과 주거 마련을 동시에… 도전숙(宿)!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도전숙'이다. 도전숙은 청년들의 창업을 장려하고 주거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1인 창조기업인과 창업준비생에게 사무공간과 주거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는 직주혼합형 공공원룸주택으로 구와 SH공사, 서울지방중소기업청이 협력한 결과이다.

SH공사가 입주자 모집공고와 입주자격 심사, 서울지방중소기업청이 입주희망자의 사업계획서 평가, 성북구가 컨설팅과 세무·회계 자문 그리고 홍보 등을 지원하는 등 각 기관의 노하우를 살려 협업했다.

앞서 구는 SH공사, 서울지방중소기업청과 2013년 11월 '1인 창조기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2014년 4월 성북구 정릉동에 전국 최초로 창조기업인들을 위한 일자리와 주거공간이 동시에 해결되는 도전숙 1호를 공급(21실)했으며 이어 지난 5월 2호점을 개점했다. 도전숙 1·2호에는 각각 21·14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입주기업들도 발빠른 소통과 기업간 자연스러운 협업 발생 등 높은 시너지 효과를 손꼽고 있으며 성북구는 1·2호점 운영의 노하우를 집약해 오는 2016년 상반기 중 3호점 개점을 목표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전숙이 저소득 청년 창업인 및 창업 준비 대학생들의 일자리와 주거공간을 한 번에 해결한 '수요자 맞춤형 주택'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를 받으면서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등도 연이어 방문하고 있다.

박 시장은 도전숙을 "미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매우 중요한 사례"라고 강조하며 서울시 차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의지를 비치기도 했다. 문 대표 역시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은 당 차원의 핵심정책이며 도전숙이 중요한 사례"라고 밝혔다.

■경로당은 화투나 치는 곳? 우리는 일한다!

노인들이 모여 화투나 잡담으로 시간을 보내는 단순 쉼터로 인식됐던 경로당을 일터로 변신시킨 '어르신공동작업장'도 화제다. 이를 위해 구는 SH공사, CJ대한통운택배와 의기투합했다.

구는 2013년 전국 최초로 석관동 경로당의 유휴공간을 어르신공동작업장으로 리모델링함으로써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낸 바 있다.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사회참여 기회제공, 경제적 자립 외에도 소위 월급받는 할머니·할아버지는 노인들의 자존감까지 높이는 효과를 불러왔다.

노인들의 노동에 대한 욕구와 가능성을 확인한 구는 길음뉴타운에 어르신공동작업장 2호점을 개설하면서 SH공사, CJ대한통운택배와 손을 잡고 파이를 키웠다.

2012년부터 별개로 진행하던 (주)살기좋은마을 등 마을기업과 협력해 노인들의 마을택배배송 일자리를 진행하던 것에 경로당을 활용한 석관동 사례와 SH공사, CJ대한통운택배의 노하우를 접목시켜 2014년 11월 무인발송택배함·택배집화물품 포장공동작업장을 구축했다.

길음뉴타운 8단지 제2경로당을 택배집화포장공동작업장으로 변신시킨 후 노인 40여명의 고용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구 관계자는 "그동안 소수의 노인이 독점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경로당을 공동작업장으로 활용하면서 공간의 효율적인 공유는 물론 노인 일자리 문제와 사회관계 회복을 통한 경제적 삶의 질을 높이는 등 노인 관련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에 다들 고무된 상태"라고 밝혔다.

구는 현재 석관동, 종암동, 길음뉴타운 노인 쉼터 3곳의 유휴공간을 어르신공동작업장으로 개조해 노인을 위한 일자리로 제공하고 있으며 오는 2016년에는 봉제업체가 밀집한 장위동 지역의 특성을 살려 섬유봉제협회와 손잡고 경로당을 봉제 공동작업장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임대아파트 지하에 버섯농장이? 유휴공간에서 창출!

버섯농장 역시 구가 임대지역 저소득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SH공사와 손을 잡고 전국 최초로 시도한 것으로 도전숙과 어르신공동작업장의 대박 신화를 이을 '핫아이템'으로 손꼽히고 있다. 아파트 지하공간이 버섯의 생장환경으로 적합하다는 데서 착안한 사업이다.

지난 5월 길음뉴타운 3단지 지하 2층 약 99㎡(30평) 공간을 버섯농장으로 리모델링한 것으로 시작됐으며 7월에는 첫 수확한 느타리버섯을 길음뉴타운 임대아파트에 가구당 500g씩 제공하기도 했다. 앞으로 무상급식을 시행하고 있는 초·중·고교와 지역의 대형음식점 등에 정기적으로 공급하고 판로를 개척하는 데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버섯농장 시설은 SH공사가, 운영은 길음뉴타운 주민으로 구성된 길음뉴타운 버섯농장운영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다. 향후 협동조합의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구는 SH공사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제2·3의 버섯농장을 확대하고 이 과정에서 길음뉴타운의 저소득 주민을 고용하고 수익은 임대 단지 입주민의 복리향상 및 마을기금으로 조성해 주민 복지기금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20일에는 김영배 구청장, 변창흠 서울시 SH공사 사장, 정수봉 길음1동 주민대표, 이승호 이상갈비 대표가 길음뉴타운 버섯농장 관리운영에 관한 상호간의 임무 및 협력범위 등에 대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김 구청장은 "일자리는 생계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자존감을 높이고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요건이기에 일자리는 그 자체가 복지"라고 강조하면서 "주민이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구는 앞으로도 다양한 협업을 통한 일자리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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