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보위’- 안철수 ‘녹취록’사과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01-28 11:4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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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주도권 경쟁나선 金-安, 호남 민심잡기 위해 고개 숙여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야권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이 지난 27일 나란히 공개사과 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종인 위원장은 전날 당 중앙위원회에서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1980년 신군부의 국보위(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참여 전력을 사과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국보위 전력을 거론하며 "국보위가 성립된 과정에서 나타난 제반 상황에 대해서는 저 자신도 철저하게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 확고하다"며 "제가 국보위에 참여했던 전력이 광주 여러분들에게 참 정서적인 문제를 야기시켜 '잘못된 것을 왜 잘못됐다고 고백하지 않느냐'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광주 분들께 굉장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22일만 하더라도 "지금까지 국보위 뿐 아니라 어떤 결정을 해 참여한 일에 대해 스스로 후회한 적 없다"고 했던 김 위원장의 이같은 입장변화는 야당텃밭인 호남 정서를 감안,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국보위 전력을 문제 삼고 있는 국민의당과 안철수 의원을 질타했다.

김 위원장은 28일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 한다고 했는데 지금 같은 행위가 새정치인지 묻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전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광주에서 지지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니 나를 이용해 다시 한 번 뒤집어 보겠다는 것"이라며 "그런 정치를 한다고 해서 성공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안철수 의원도 이희호 여사 예방 당시 비공개 면담 대화를 녹취하고 또 이를 공개했다가 도덕적 논란에 휩싸인데 데 대해 사과했다.

안의원은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큰 결례를 했다.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앞서 최원식 창준위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큰 결례를 범했다. 머리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지만 안 의원이 직접 나서 재차 사과한 것이다.

안 의원 측은 녹취록 작성 경위를 파악한 뒤 이 여사 측에게 내용을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한 데 이어 이날 오후 녹취록을 작성한 관계자의 사표를 수리했다.

그러나 문재인 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희호-안철수 대화 녹취 문제는 안 의원의 사과나 녹취를 했다는 안철수측 인사에 대한 당내 징계로 마무리될 사안이 아니다”라며 “통비법은 ‘타인간의 대화 녹음’(제3조 제1항)을 금지하고 처벌(제16조)하는 바, 이는 범죄”라고 규정하며 맹비난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남아 있는 박지원 의원은 이날 한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의 '녹취록 파문'엔 "유감스럽지만 끝난 일"이라고 일축한 반면 김종인 위원장의 국보위 참여 사과엔 다소 날을 세워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은 "안철수 의원께서 그제 병문안을 오셔가지고 이희호 여사님에게 솔직하게 사과하고 또 당에 돌아와서 진지한 사과의 모습을 보이면서 참으로 죄송하다고 했다"면서 "우리는 충분한 사과로 받아들이고 또 그러한 일을 있었던 것에 대해선 유감스럽게 생각하지만 끝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김종인 선대위원장의 국보위 참여 사과엔 다소 날을 세웠다.

그는 "정치인들이 과오가 있다고 하면 조금 더 솔직하고 적극적인 사과가 있었으면 이해를 하고 감동을 받을 수 있었는데 마지못해서 하는 기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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