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김종인, 호남 유세지원 놓고 엇박자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04-04 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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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도움 안 돼...자제해야”vs. 文 “함께 해야”
국민의당, “총선이후 더민주 앞날 순탄치 않아”


[시민일보=이영란 기자]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4.13총선이 다가오면서 광주에서 '수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문 전 대표의 호남 지원 유세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현 상황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 방문을) 요청할 사람이 있겠느냐.”는 김종인 대표의 발언에 문 전대표가 “호남 민심이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받아 친 것.

문 전 대표는 그동안 김 대표가 "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지적에 따르는 듯 했으나, 이번에는 호남 유세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더민주 광주시당 관계자는 4일 “문 전 대표에 대한 시민들 반감이 워낙 크기 때문에 야당의 심장인 광주에서는 더민주 후보들 사이에서 총선이 다가올수록 문 전 대표의 이름이 '금기어'가 되어 가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준호 더민주 광주 북갑 후보가 전날 문 전 대표의 대통령 후보 포기 선언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 지역내 여론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 후보는 "호남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도 정권재창출에 실패하고 민주당의 뿌리를 흔들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의 무능과 실정에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 식물국회, 식물야당이라는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문 전 대표는 더 이상 대통령 후보의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 대항마로 광주 서을에 나선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도 '반(反)문재인 정서'를 의식해 홍보 영상물에서 문 대표가 등장하는 부분을 삭제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이날 현재까지 광주후보들 중 문 전 대표의 '지원'을 요청한 곳도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종인 대표는 전날 문재인 전 대표의 광주 유세와 관련해 "검토하는 건 자유지만… 모르겠다"며 "광주 출마자들이 요청하면 올 수도 있겠지만, 현 상황으로 봤을 때 과연 요청할 사람이 있겠느냐 하는 것에 회의적"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김 대표는 또 지난 2일 광주에서 문 전 대표의 수도권 유세와 관련해서도 "그러고 다니니까 호남 민심이 더 나빠진다. 돕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라고 지적했었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표는 서울 중·성동을 지원 유세에서 "김종인 대표께서 우리 당을 안정시키고 확장하는 것은 잘해주고 계신다"며 "그러나 지금 선거는 그것만으로 이길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 지지층들을 함께 끌어내야 이길 수 있다"고 ‘자제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가 열심히 기본유세를 다니고 있다”며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말씀드리기 보다는 한 당에서 전혀 다른 행동과 바람이 나오는 것, 엇박자가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민주에) 불협화음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그래서 총선 이후에 더민주의 앞날이 그렇게 순탄치 않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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