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당권경쟁 본격화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05-11 14: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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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추미애’짝짓기에 ‘김종인 -손학규’손잡나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김종인 대표 합의추대 대신 9월 초순 경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본격적인 당권 경쟁 구도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불안한 동거를 끝내고 각자도생에 나선 문재인-김종인 전현직 대표의 행보도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더민주 관계자는 11일 “문 전 대표는 비록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범주류의 명실상부한 수장이고, 김 대표는 총선 승리의 공을 앞세워 비주류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싶지 않겠느냐”며 ““당권을 놓고 치열한 승부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김종인 대표에 대한 '합의추대론'이 물 건너간 이후 문 전 대표와 김 대표 측은 잦은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달 22일 김대표와의 만찬회동에서 문 전대표는 “현 상황에서 합의추대가 가능하지 않고 김 대표는 경선에 불출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내심 문 전대표의 중재를 기대하던 김 대표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자 김 대표가 반격에 나섰다.

김 대표는 최근 전북을 방문해 “다수의 대권 주자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전국적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대선 후보를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당내 친노 진영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재인 대세론’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보다 앞서에도 김대표는 “더민주에는 문 전 대표를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손학규 전 상임고문,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현 당선인), 이재명 성남시장 등 기라성 같은 잠재적 대권 주자들이 있다”고 거론한 바 있다.

11일 현재 더민주에서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사는 이종걸 전 원내대표를 비롯 추미애. 원혜영 의원, 김진표. 송영길 당선자 5명이다.

이 중 당권도전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추미애 의원은 문 전대표와 친노 진영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 의원은 지난 2015년 2.8 전당대회 당시 출마를 위해 사무실까지 마련했다가 출마를 포기하고 문재인 후보를 도와 이후 문 전 대표 배려로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된 바 있다.

추 의원 역시 당권에 대해 강한 의욕을 드러내고 있다.

추 의원은 전대 개최가 불투명할 당시에도 조기전대 개최를 요구하면서 김종인 대표를 압박하는가 하면, 김 대표 비대위 체제에 대해선 “셀프공천·비례대표 공천파동으로 지지자들 등 돌리게 만든 책임이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며 정청래 의원 등 친노 세력과 궤를 같이 해 왔다.

정 의원은 ‘김종인 합의추대’논란이 불거질 당시 “셀프공천도 문제지만 셀프 합의 추대는 북한노동당 전당대회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비판한 바 있다.

김종인 대표 진영에서는 당초 박영선 의원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최근 박 의원의 당내 입지가 약화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멀어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김 대표가 이종걸 전 원내대표와 김진표 당선인 등과 손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당내 단일 계파로는 최대규모인 손학규계와도 관계 설정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다.

당 관계자는 “전체 123석 중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인물이 20여명에 달한다"며 "이는 다양한 계파가 존재하는 더민주 내에서 40여명의 친노·친문 계열에 이은 두 번째 규모”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 비대위 체제에서 8명의 비대위원 중 절반인 4명(양승조·이개호·이춘석·김영춘)이 손학규계인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김종인 대표가 비대위 2기 인선을 하며 손학규계에 상당한 힘을 실어준 건 문재인 전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의중'이 담겨있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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