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선출마의지’피력...대권구도 “출렁”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05-27 09: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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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잡을까?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방한 첫날인 25일 대권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반 총장은 이날 중견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이 제주의 한 호텔에서 주최한 간담회에서 "유엔 사무총장에서 돌아오면 국민으로서 역할을 더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특히 반 총장은 "국가(한국)가 너무 분열돼 있다. 대통합을 선언하고 국가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반 총장의 발언은 ‘국가통합’을 위해 어렵더라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이른 바 '반기문 대망론'을 가시화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반 의장 자신도 '반기문 대망론'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을 한다는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자생적으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니 '인생을 헛되게 살지는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자부심을 느끼고 고맙게 생각한다. (내게) 기대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그러면서 한국 정치의 분열양상에 대해 "창피하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특히 그는 여야 각 정당이 친박-친노 계파패권주의에 함몰된 현상과 관련, "당리(party interest)로 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정쟁"이라며 "정치 지도자들이 국가통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이면 74세가 되는 반 총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고령 출마' 우려에 대해 "체력은 문제가 안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은 70세, 76세"라며 "초등학교 때부터 아파서 결석한 적 없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이날 발언으로 앞으로 반기문 총장을 대선의 변수가 아닌 니라 상수가 되었다는 평가다.

특히 반총장이 차기 대권 도전설과 관련한 질문에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기존과는 다르게 적극적인 정치적 발언을 내놓으면서 대권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26일 “야권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대선후보 지지도 1위를 놓고 각축하는 상황에서 여당 쪽 '반기문 카드'는 가장 매력적인 카드”라며 “반 총장은 출마 선언도 하지 않았던 올해 신년 여론조사에서 여야 주자들을 모두 제치고 압도적 1위에 오른 바 있는데, 그와 같은 현상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야권은 긴장하는 분위기 역력하다.

더민주 관계자는 “반 총장이 대권 경쟁에 뛰어들면 현재까지 야권에 유리하게 진행돼온 판세가 이전까지와 전혀 다르게 뒤집힐 가능성을 경계한다”며 “가뜩이나 야권이 분열돼 있는 상황에서 여권이 반기문 대망론으로 결집하면 더욱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반기문 대망론’은 허상에 불과하다며 깎아내리는 분위기도 있다.

검증의 파고를 넘기 어려울 거라는 이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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