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 양화진 뱃길탐방 특별 프로그램 ‘선상 인문학’ 진행

고수현 / smkh86@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6-05-30 17:5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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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들으며 한강 뱃길 탐방해요
▲ 이태호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맨 왼쪽)가 해설을 하고 있는 가운데 한 참가자가 스마트폰에 유적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시민일보=고수현 기자]서울 마포구(구청장 박홍섭)가 양화진근대사 뱃길 탐방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배를 타고 인문학 강좌를 듣는 ‘선상 인문학’을 운영하고 있다.

양화진근대사 뱃길 탐방은 지역내 대표 관광명소인 양화진 성지 일대의 역사유적과 문화유산을 탐방하며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운영되고 있다.

구는 이 사업이 2년째에 접어듦에 따라 색다른 뱃길 탐방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선상 인문학’을 기획했다.

한강의 역사문화와 한강과 관련된 그림을 주로 그렸던 겸재 정선에 관심이 많은 구민을 대상으로 하며 일정은 오는 6월1일과 6월22일 오후 5시~8시40분 전문강사의 진행으로 찾아간다.

선상 인문학 강의는 절두산 순교성지와 외국인선교사묘원 등 양화진성지 일대를 도보로 탐방 후 잠두봉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선실 내부와 갑판 위에서 진행된다.

지난 18일에는 이태호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옛 그림을 통해 본 한양의 풍경미’ 의 주제로 첫 강의가 이뤄졌다.

<시민일보>는 배를 타고 한강을 유람하며 근현대사와 조우하는 양화진 뱃길탐방의 선상 인문학 특강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 양화진 뱃길탐방 정기프로그램

양화진은 과거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지역에 위치하며 양화도(楊花渡)라고도 불렸다.

이곳은 조선시대 한양에서 강화로 가는 교통의 요충지였으며, 한강의 조운(漕運)을 통해 삼남 지방에서 올라온 세곡을 저장했다가 재분배하는 곳이었다.

이 지역은 정자가 많고 아름다운 지역으로 이름이 났을 뿐만 아니라, 병인박해 때 많은 천주교인이 참수형을 당한 아픈 역사의 흔적이 있는 절두산 순교성지가 위치해 있다.

또한 상해에서 암살당한 개화파 김옥균의 시체가 청나라와 정부에 의해 능지처참 당한 역사적인 사건의 현장이기도 하다.

지금은 이 지역에 양화진 순교자기념관과 구한말 한국의 개화에 공헌한 외국인들의 공동묘지인 외인묘지가 있다.

이러한 양화진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구는 컬처앤로드 문화유산활용연구소와 손잡고 한강 유역의 문화 유적을 탐방하는 '양화진 뱃길탐방 프로그램'을 2015년 시작했다.

양화진 뱃길탐방은 오는 10월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서울 양화나루와 잠두봉 유적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근현대·역사 문화를 한눈에 살펴보는 뱃길 탐사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양화나루와 잠두봉 유적, 절두산 순교성지,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밤섬, 선유도 일대를 중심으로 전문 해설사(이야기꾼 양성과정 1기 출신)의 해설을 들으며 한강을 따라 근·현대 과거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이번에 기획된 선상 인문학은 이 양화진 뱃길탐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명사를 초청해 이뤄지는 특강이다.

‘선상 인문학’ 에 참여하면 인문학 강의와 함께 선내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한강의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성인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회차별 60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6월1일 강의만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 ‘옛 그림을 통해 본 한강의 풍경미’ 등 한강 배경 역사문화적 정체성과 관련된 인문학 강의

최근 실시된 선상 인문학 1회차 프로그램은 이태호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옛 그림을 통해 본 한양의 풍경미’ 란 주제로 선상 인문학의 첫 발을 내딛었다.

이날 강의는 동국여도에 그려진 서울과 한강의 모습을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됐다.

프로그램은 ‘양화진’, '안현석봉' , '선유봉', '금성평사' 등 겸재 정선이 즐겨 그렸던 조선시대 한양의 그림과 현재의 동일한 장소를 찾아 뱃길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화진도의 경우 지금의 서울 마포구 합정동 지역에 있었던 양화진을 그린 것으로, 한강을 건너려고 나루터에서 기다리고 있는 선비와 동자, 그리고 이들을 태우기 위해 강을 건너오는 나룻배의 모습이 담겨 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배 안에서 이태호 교수의 설명아래 슬라이드로 정선의 그림을 감상한 뒤 양화진을 출발해 마포대교를 지나 선유도, 안양천입구, 행주대교, 경인운하 입구까지 뱃길을 따라 배 위에서 현재의 장소를 비교하며 상전벽해(桑田碧海)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태호 교수는 이날 프로그램과 함께 오는 6월22일 같은 주제로 양화진서 잠실까지 가는 마지막 강의를 맡아 피날레도 장식하게 된다.

배로 밤섬과 당인리발전소, 선유도, 난지한강공원까지 돌아보며 전우용 교수의 날카롭고 명쾌한 직관적 강의로 양화진의 장소성이 의미하는 바와 오늘날의 양화진이 주는 패러다임을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6월1일 강의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EBS 스타강사인 최태성씨가 '중고생을 위한 한국의 근대 개항사’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한강을 배경으로 근대화가 진행되었던 그날의 역사를 재미있고 생생하게 들려 줄 예정이다.

마지막 강의인 오는 6월22일은 첫 회차때 강의했던 이태호 교수가 다시 나서 겸재 정선이 그렸던 한강의 풍경미를 주제로 양화진에서 출발해 여의나루, 한남대교, 압구정, 잠실을 거쳐 다시 잠두봉으로 돌아오는 코스로 특강을 진행한다.

한편 한양대 동아시아문화연구소의 전우용 교수가 개항사에 중점을 둔 ‘서울 양화진이 간직한 근대의 기억’이라는 주제로 지난 25일 강연을 펼칠 예정이었으나 배 문제로 취소됐다.

박홍섭 구청장은 “양화진 뱃길탐방 프로그램이 한강 일대 유적지의 역사와 문화, 자연유산 체험으로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강을 배경으로 역사문화적 정체성과 관련된 인문학을 선보이는 이번 선상 인문학에 관심있는 구민들의 많은 참여와 신청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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