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문재인, 그리고 손학규?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6-08-10 17:01:2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편집국장 고하승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이정현 의원이 신임 대표로 선출되는 등 친박계 위주로 지도부가 짜여지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주자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박 후보 단일화에 힘을 보태며 계파갈등을 유발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대권가도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물론 반 총장이 새누리당으로 가더라도 당헌당규에 따라 일단 경선을 치러야 한다.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은 10일 ‘반기문대망론’에 대해 “반기문 총장이 당원들과 국민들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서 당당하게 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박 핵심으로 8명 후보 중 최다 득표하며 1위로 최고위원이 된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 역시 ‘반기문 대망론’에 대해 “(반 총장이) 충분한 가능성은 있지만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 총장이 훌륭하게 국제적인 UN 사무총장으로서 역할 마치면 국내 정치의 벽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을지 스스로 많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의원에 이어 2위로 최고위원에 선출된 이장우 의원도 반기문 총장이 경선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에서 드러났듯이 비박계는 새누리당에 남아있는 한 아무리 용을 써도 안 된다. 당 대표는 물론 5명의 최고위원가운데 무려 4명이 친박계다. 친박이 지도부를 싹쓸이 한 것이다.

더구나 당 대표의 경우 친박계 후보는 3명인 반면, 비박계 후보는 두 차례의 후보단일화 과정을 거쳐 주호영 의원을 단일 후보로 선출했음에도 이정현 대표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친박계의 분산에도 불구하고 단일 비박계가 친박계의 거대한 장벽을 뛰어 넘지 못했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비박 단일후보를 만들기 위해 전면에 나선 김무성 전 대표는 물론 뒤에서 단일 후보를 지원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비박계 대권주자들 역시 반기문대망론을 뛰어 넘는다는 것은 기적을 바라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반기문 총장은 새누리당의 후보로 거의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차기 대선의 상수(常數)인 셈이다.

야권의 상수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아직 8.27 전당대회까지는 며칠이란 시간이 남았으나 당내 최대계파 수장인 문재인 전 대표의 마음을 얻지 못한 후보는 이번 전대에서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 당권주자들이 문심의 눈치를 살피는 것은 이런 판세 때문일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더민주에서 누가 문 전 대표와 경선을 하든 결코 승리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문재인 전 대표 역시 무조건 대선에 출마하는 상수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년 대선은 여야 일대일 대결구도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심은 3당 구도를 지지했다. 마찬가지로 내년 대선 역시 3자구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면 국민의당의 오너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제3 후보로 출마하는가.

그것은 아니다. 물론 안 전 대표는 현재 반기문 문재인의 뒤를 이어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유력 주자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끝없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8.9 전당대회에서 호남 출신의 이정현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됨에 따라 이제 호남은 ‘3당 시대’가 열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즉 호남의 민심을 얻기 위해 3당이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일 것이란 뜻이다. 그러면 호남을 사실상 안방으로 하고 있는 국민의당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재 국민의당 38석 중 비례대표, 수도권 2석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호남 의석이다. 국민의당으로선 호남 사수에 당 사활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정당 지지율은 물론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국민당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안철수 전 대표는 내년 대선의 상수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누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까?

국민의당 내에서는 지금 대통령 선거 출마자는 선출직 당직에서 1년 전 사퇴해야 하는 당헌 ·당규를 수정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당헌 ·당규 개정을 시사하며 손 전 고문에 대한 '러브콜'을 끊임없이 보내고 있다. 즉 당헌당규를 개정해 올해 12월~내년 1월께로 예상되는 전대에서 선출될 당 대표를 대선후보로 만들겠다 것이다. 그리고 그 대표 감으로 손 전 대표를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손 전 대표가 국민의당 행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반기문, 문재인에 이은 제3의 후보는 안철수 아니라 손학규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렇다고 국민의당에 갈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하승 고하승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