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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순회 경선에서 지난주까지 4위였던 김민석 후보가 주말 경선에서 1위를 기록하며 누적 합계 2위로 올라섰다. 곧 1·2위가 뒤바뀔 것이라는 이야기도 공공연하게 나온다. 당 대표 순회 경선에서 90%가 넘는 득표율로 독주하는 이재명 후보가 김 후보를 지원한 결과다.
앞서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부산·울산·경남, 28일 충남·충북에서 잇따라 합동연설회를 열고, 해당 지역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에선 후보 8인 중 김민석 후보가 득표율 20.59%로 1위에 올랐고, 정봉주 후보가 17.05%로 그다음이었다. 이어 한준호·김병주·전현희·이언주·민형배·강선우 후보 순이었다.
일주일 전 제주·인천(20일)과 강원·대구·경북(21일) 순회 경선 때까지만 해도 정봉주·김병주·전현희 후보가 앞서 나갔고, 김민석 후보는 4위에 그쳤다. 그런데 지금 10개 지역 경선 결과를 합산한 순위는 정봉주(19.03%) 후보가 1위, 김민석(17.16%) 후보가 2위다. 곧 1·2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체 그 일주일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김민석 후보의 지지율이 이렇게 ‘껑충’ 뛰어오른 것일까?
김민석 후보는 3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행자가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가파른 상승세인데 그 이유는 뭐냐"고 묻자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어떻게 저렇게 표가 안 나오냐'고 한 것이 확산하면서 관심과 주목도, 응원 분위기가 생긴 것이 (상승세의) 명확한 배경의 하나다"라고 답했다.
이재명 당 대표 후보의 지원 때문이라는 걸 김민석 후보도 인정한 셈이다.
실제로 이 후보는 지난 20일 경선 직후 지지자들 앞에서 “김민석 후보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것이냐”고 했고, 이어 김 후보를 자신의 차로 불러 유튜브 방송을 진행했다.
방송에서 이 후보는 김 후보를 “당 대표 선거 캠프 총괄본부장”이라 칭하면서 “내 (당대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됐다”라고도 했다.
이 영상이 퍼지면서 이른바 개딸들 사이에선 “이 후보가 수석(1위) 최고위원으로 김민석 후보를 원한다”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이어진 경선에서 김 후보에게 몰표가 쏟아진 것이다.
이재명 당 대표 후보의 득표율이 90%대에 달하는가 하면 수석 최고위원마저도 이재명 후보의 말 한마디에 좌우될 정도라면, 이건 당원들의 잔치인 전당대회가 아니라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개딸들의 놀이터나 마찬가지다.
이 후보의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누적 득표율은 무려 90.41%에 달한다. 김두관 당 대표 후보(8.36%), 김지수 당 대표 후보(1.23%)가 고작 나머지 10%를 나눠 가졌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석 최고위원마저 이재명의 입김에 달렸다는 걸 확인하는 일까지 발생한 것이다.
개딸들이 아닌 일반 권리당원들이 투표를 포기하는 건 그런 연유다.
실제로 현재까지 민주당 권리당원 투표 참여율은 31.49%로 매우 저조하다. 2022년 전당대회(37.09%), 2021년 전당대회(42.74%) 2020년 전당대회(41.03%)와 비교할 때 적게는 5%에서 많게는 10%포인트가량 낮은 수치다.
이 후보가 지난 2년여간 당 대표를 지내면서 당원권을 강화하며 당원 중심주의 정당을 표방해 왔는데도 도리어 당원 투표율이 하락한 것이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른바 ‘개딸들의 놀이터’에서 들러리나 서는 역할을 하지 않겠다며 투표를 포기한 권리당원들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뜻이다.
당원들로부터 외면받는 정당이라면 그 정당은 결코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
당원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당이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민주당의 개딸들은 일종의 ‘독배’(毒杯)인 셈이다.
개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경선에서 이길 수 없고, 그들의 지지를 받으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민주당의 모습은 흡사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 속에 빠진 한 마리의 들짐승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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