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혁신, 전남 영광ㆍ곡성군수 재선거 놓고 신경전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9-22 10: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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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조국에 “부끄럽다” 비판했다가 “미안하다” 사과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오는 10월16일에 치러질 예정인 재보궐선거에서 인천 강화군수, 부산 금정구청장, 전남 영광ㆍ곡성군수가 새로 선출된다.


이 가운데 특히 전남에서 치러지는 영광ㆍ곡성군수 선거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당의 사활을 걸고 전력투구하는 양상이어서 신경전이 거세다.


실제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본격적인 대응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23일 영광을 시작으로 24일 곡성, 25일 부산 금정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당초 21일 인천 강화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기상악화 및 현지사정 등으로 일정을 순연했다.


이 대표가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구청장과 군수 선거가 소규모로 치러지는 만큼 현장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는 것이 큰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미 같은 당 한준호 최고위원과 정청래ㆍ박지원 의원은 호남 한달 살기에 들어갔다.


총선 이후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이번 재선거는 2026년 지방선거까지 전국 단위 투표가 없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 대표의 대권 가도를 위해서라도 텃밭 민심 사수가 필수적이다.


민주당이 중앙당 차원에서 재보궐 선거 지원에 나서는 이유다.


다만 민주당 입장에서 이번 선거에 호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텃밭인 전남에서는 지지층을 파고드는 조국혁신당의 도전을 이겨내야 하고 다른 두 지역에서는 국민의힘과 맞서 승리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영광에서 한달 살기를 하는 등 재보궐선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혁신당은 영광과 곡성에서 유의미한 득표율을 얻어 호남에서 민주당 독점 구도를 깨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의 경쟁에서 승리해야 하는 부산 금정구에서도 혁신당이 후보를 내면서 표가 분산될 우려도 있다. 혁신당이 부산 금정구에서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아직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향해 고개를 깊숙이 숙이면서 정중하게 사과하는 일이 발생했다.


정 의원은 22일 SNS를 통해 "워낙 인간적으로 친한 분이라서 죠크(농담)를 한 것인데 쫑코(핀잔의 비속어)를 준 꼴이 돼 저도 당황스럽고 조국 대표도 당황했을 것 같다"며 "문자로 사과드렸지만 다시 한번 공개적으로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납작 엎드렸다.


정 의원은 "지금은 재보궐선거로 어쩔 수 없이 '따로' 선거운동하는 선의의 경쟁관계이지만 2027년 대선때는 '또 같이' 강물에서 만나 큰 바다로 함께 가리라 믿는다"면서 "이번 일은 제 부주의였기에 조국 대표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또 갈라치기 소재로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지자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면서 "혹시 영광에서 만나면 웃으며 악수하자"고 조국 대표에게 청했다.


정 의원이 당황한 건 지난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됐던 '채 해병 특검법' '김건희 특검법' 등에 대한 표결 과정에서 조국 대표 불참을 놓고 "조국 대표는 왜 안 온 거야? 지금 영광에 가 있어?"라며 비판 목소리를 낸 뒤 벌어진 일 때문이다.


전남 영광ㆍ곡성군수 보궐선거 지원에 올인한 조 대표는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펼칠 것으로 예상, 20일쯤 국회에 출석해 표결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당이 필리버스터를 포기하는 바람에 표결이 19일 오후에 진행되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해 이런저런 뒷말을 낳았다.


당시 정청래 의원은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 자리로 가 비어있는 조국 대표 자리 사진을 찍으며 "조국 대표, 이래도 되냐"면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당황한 강 의원이 이를 만류했다.


이후 민주당 김민석 의원도 "부끄럽다. 지방의원인가?"라며 조 대표 불참을 비판했다.


그러자 강성 민주당 지지자들은 정청래ㆍ김민석 의원 반응을 이용해 영광, 곡성에서 민주당과 대결에 나선 조 대표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이에 혁신당은 김민석 의원 등에 강한 유감을 나타내는 등 양당 사이에 불편한 기류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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