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텃밭 광주' 몰표 받은 조국혁신당에...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4-14 11:03:55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묘한 긴장관계...향후 정국 주도권 다툼 불가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민주당 텃밭인 광주에서 쏟아진 몰표로 비례대표 의석 12개를 확보한 조국혁신당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국 주도권을 놓고 미묘한 긴장 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텃밭인 광주 비례투표에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28만 9174표 (득표율 36.26%)로 38만 490표(득표율 47.72%)를 얻은 조국혁신당에 1위를 뺏겼다. 양당의 득표율 차이는 11.46%p였다.


광주 행정동 97곳 가운데 93곳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을 앞섰다. 그나마 민주당이 앞선 4개 행정동 조차 10~20표 차이에 그쳤다.


이에 따라 양당이 지금은 우군 관계이지만 22대 주요 입법 처리과정에서 원내3당으로 주요 법안 처리를 좌우할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조국혁신당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추진 법안을 신속처리안건, 패스트트랙 법안으로 지정하고, 무제한 반대 토론을 강제종료하려면 180석이 필요하다.


따라서 175석의 민주당으로선 조국혁신당과의 협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단 양당 대표는 "조국혁신당도 국민께서 권한을 위임한 중요한 하나의 정치세력이기 때문에 당연히 존중하고 함께 가야 한다"(이재명) "반드시 민주당과의 협력이 필수적 아니겠냐" (조국) 등의 입장을 표명하면서 협력을 약속했다.


다만 '야권의 대표성'을 둘러싼 이 대표와 조 대표의 주도권 다툼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sbs라디오 방송에서 '조국혁신당은 협력자냐, 경쟁자냐'는 진행자 질문에 "협력적 경쟁자"라며 "경쟁은 당내에서도 숱하게 많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조국혁신당이 20석 이상이어야 가능한 교섭단체 구성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여부도 관심사다.


현 12석인 조국혁신당이 진보당이나 새로운미래 등 소수 정당과의 연대를 통해 교섭단체 자격을 갖추게 되면 입법영향력은 물론 조 대표 개인의 정치적 위상까지 달라질 수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광주는 더이상 민주당의 텃밭으로만 볼 수 없다"며 "2016년 국민의당 열풍도 그랬고 이번 총선의 조국 돌풍처럼 광주 시민들도 민주당에 회초리를 들 수 있다. 이런 추세는 23대 총선이나 다음 대통령선거 등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국혁신당의 호남 선전에 민주당도 텃밭 표심을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특히 총선 결과를 바탕으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잠재적 대권 주자로 주목받으면서 이를 경계하는 기류도 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