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비선 논란’, 尹-李 일축에도 파문 확산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5-09 1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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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당원게시판엔 尹 탈당 요구 등 비판 글 쇄도
이양수 "황당한 얘기"...권영세 "없는 얘기할 분들 아냐"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720일 만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난 4.29 영수회담을 둘러싸고 불거진 '비선 논란'이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부인에도 커지는 모양새다.


비선 논란은 비공식적인 물밑 조율을 통해 영수회담을 성사시켰다고 주장하는 함성득 경기대 정치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 두 사람이 언론에 나와 그 전후 과정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특히 함 원장은 윤 대통령 메신저로서 ▲야당에 총리 인사 추천권 ▲이 대표 경쟁자(원희룡 전 장관으로 추정) 비서실장 인선 배제 ▲여야정 협의체 구성 ▲부부 동반 골프 모임 등의 제안을 파트너인 임 교수를 통해 이 대표에게 전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을 키웠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윤 대통령에 대한 실망을 드러내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 9일 현재까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황당한 얘기"라며 두 사람 주장을 일축하거나 어느 정도 실체를 인정하는 식으로 양분되는 기류다.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도 "공식 라인이 모든 일을 주도하는 과정에 윤활유식으로 비선(활동)이 이뤄지는 정도지, 그분들 주장처럼 엄청난 역할을 줬다는 생각이 안 든다"며 "이것도 (현)정권이 끝난 다음 회고록에서나 나올 만한 얘기를, 논란이 뻔히 예상되는데 (공개)하는 걸로 봐서는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라고 의구심을 보였다.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한 이 의원은 "대통령실과 민주당측에서 모두 이 존재를 부정한 걸로 봐서는 진짜 중요한 내용들은 공식선상에서 다 이루어졌다고 보여진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전날)본인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허장성세'라고 진단한 윤상현 의원과 같은 뜻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정치권에 있는 분들이라면 대부분 비슷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임혁백 교수나 함성득 교수에 대한 세평을 볼 때 전혀 없는 걸 얘기했을 리 없어 보인다"며 "대통령실도, 민주당도 완강하게 부인했을 때는 주된 부분이 비선을 통해서 이루어졌다기보다는 정식 통로로 이뤄졌고 사전 협의가 잘 안돼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이 분을 직접 만난 것 같다"고 밝혔다.


전날 YTN 라디오에 출연한 권 의원은 "(함 원장과 임 교수가)부수적 역할은 한 듯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짐작해 볼 뿐"이라며 "정식 라인에서 잘 안되는 것을(풀어주는) 부분으로 조금 활용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을 제외한 야권에서도 영수회담 비선 논란을 두고 술렁이는 분위기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자신의 안전 보장을 위한 적절한 타협책을 제시한 것 아닌가"라며 "결국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자신의 안전을 보장해 달라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함 교수와 임 교수가 없는 말을 만들어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이보다 먼저 영수회담 관련 역할을 언급했다가 곤욕을 치렀던 신평 변호사가 '비선을 통한 물밑조율은 없었다. (함ㆍ임 두 교수 주장이)사실은 10% 정도고 90%는 뻥'이라고 확인해줬다는 이재명 대표 최측근 인사의 발언을 전하면서 가세해 눈길을 끌었다.


신 변호사는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이라 할 수 있는 분이 어제 저한테 전화를 하셔서 비선을 통한 물밑조율은 없었다, 확실하게 말씀 하시더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방송 중 또 전화가 왔는데 그분 표현에 의하면 (함ㆍ임 두 교수 주장이) 사실은 10% 정도고 90%는 뻥이다. 우리가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갖추지 않으면 곤란한 것 아니냐, (그런 일이 없는데)이런 식으로 대통령을 비하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거듭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신 변호사는 '(이 대표 최측근이 지난 번에)신평 변호사에게 영수회담 관련해서 대통령실에 얘기 좀 전해 달라고 했던 그 사람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그분이다"라고 확인해주면서 "어제 이재명 당 대표가 '공식라인외에 비선이나 특사를 사용한 적 없다,(고 밝힌) 그 말씀이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허위로 보기엔 두 사람 인터뷰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라는 지적에는 "라인의 가동이라 할 만한 것이 없었다"고 일축하면서 "무엇보다도 한국일보 기사를 보면 그 내용을 이해하기 힘든데 대통령 비서실장을 (이 대표)경쟁상대가 아닌 사람으로 하겠다, 그게 대통령이 하실 말씀이냐"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국무총리를 대통령이 지명하지 않고 이재명 당 대표에게 추천을 받겠다 이런 것은 헌법 위반"이라며 "이런 말까지 기사에 나오는 건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더욱이 (기사 제목에)윤 대통령이 부부동반으로 만나자 그러니까 이 대표가 위기모면용으로 그러는 것은 안 된다(고 반대해) 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구걸하는 것으로 표현했는데 사실과 다르다"고 강변했다.


신 변호사는 이로 인해 일부 당원들이 윤 대통령 탈당까지 요구하는 지경에 이른 데 대해서는 "당원들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면서도 "그러나 (국무총리나 비서실장 관련 내용은)분명히 허위"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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