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권이 ‘윤-한 갈등’을 빚는 것에 대해 ‘73년생 한동훈’이라는 화제의 책을 저술한 심규진 교수가 ‘빅데이터로 본 보수의 내전과 공멸’이라는 글을 통해 "문다혜는 사라지고 김건희, 명태균, 김대남만 남았다?"라며 우려를 표했다.
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심규진 교수는 최근 주요 정치인들의 온라인 언급량과 관련한 데이터를 중심으로, 여론의 흐름과 정치적 의미를 분석했다.
김 교수가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한동훈 당 대표의 언급량 총합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의 언급을 합친 것보다 약 2.5배 많았다.
이에 심 교수는 “여론의 관심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에게 집중되고 있으며, 특히 이들을 겨냥하는 여론이 활발하다”라며 “한 대표는 이들을 비판하는 입장을 견지하며, 자신에게 향하는 여론의 주목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론 지형이 윤석열-김건희 대통령 부부를 콜로세움에 세워 조리돌림을 하고 있고, 이들을 찌르는 검투사로 야당 대신 한동훈이 등장했으며, 이재명과 조국의 사법 리스크나 정치적 이슈는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심 교수의 이 같은 비판은 의외다.
이른바 ‘한동훈 신드롬’ 현상을 책으로 펴낸 심 교수가 한 대표의 잇따른 윤석열-김건희 여사의 저격을 드러내 놓고 비판한 셈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심 교수의 이런 비판을 한동훈 대표는 뼈아프게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실제로 한 대표와 친한계의 김건희 여사를 향한 공격으로 인해 여권에 유리한 문다혜 음주운전 이슈와 이재명 사법리스크의 이슈는 실종되고 김건희 여사의 의혹만 증폭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심 교수는 “친한계는 문다혜 사태에 대해 침묵하거나 방관하면서도, 김건희 여사를 오히려 부각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라며 “이들은 김건희 여사와의 적대적 정치적 관계와 긴장을 주요 동력으로 삼아 여권 내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동남아 순방을 통해 경제적 성과와 군사적 동맹 강화를 이루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여사 관련 악재에 묻히고 있고 문다혜 사태와 같은 여권 호재도 묻히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심 교수는 또 지난 한주, 김대남, 명태균과 연관된 한동훈의 언급량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 교수는 “모두 정부와 여당에 불리한 이슈들이 주요 내용”이라며 “특히 이 이슈들에 가장 중심적으로 연결된 인물이 한동훈 대표”라고 지적했다.
특히 심 교수는 “한동훈과 김건희의 동시 언급량이 한동훈과 이재명의 언급량보다 월등히 높은 것은, 한동훈이 여당 내부의 권력 다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했다. 그래서 보수 지지층이 한 대표에게 불만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여론의 관점에서 보면, 한동훈 대표는 여권 내에서의 긴장 관계를 통해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는 그에게 정치적 생존의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게 심 교수의 분석이다.
따라서 보수층의 불만은 타당한 면이 있지만, 여론의 흐름을 고려한 용산과 정통 보수층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심 교수는 마무리 글에서 “친윤계와 친한계 간의 갈등에서, 친한계는 김건희 여사와의 적대적 관계를 통해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이에 이재명과 조국의 불리한 사법적 이슈들은 묻히고, 국민적 관심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여권 내 내전 상황은 중도층에게도 불난 집 불구경처럼 소비되고 있어, 정치적 불안정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우려했다. 필자는 심 교수의 이런 분석과 비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용산과 대통령실은 여론의 흐름을 주시하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한동훈 대표는 권력 내부 투쟁보다는 거대한 의석을 무기로 입법 횡포를 부리는 야당과의 투쟁에 전력할 필요가 있다. 야당을 넘어서지 못하면 여당은 무너진다. 그러면 한 대표에게도 기회는 오지 않는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