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여사 비공개 조사' 논란, 이원석 '감찰지시'에 담당검사 '사표'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7-23 11: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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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문재인 정권 당시 조국 장관이 '공개소환 전면 폐지' 주도
이순자, 권양숙 등 전직 대통령 부인들도 예우차원 비공개 소환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현직 대통령 부인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검찰 대면조사를 받은 김건희 여사의 비공개 소환 과정에서 패싱된 이원석 검찰총장이 대국민 사과와 감찰 지시 등으로 불만을 표출한 데 대해 정치권 해석이 엇갈렸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3일 "영부인을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조사했다고 퇴임을 앞둔 이(원석 검찰) 총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감찰 지시를 했다"며 "무엇이 검찰 조직의 수장으로서 맞는 행동이냐, 영부인을 포토라인에 세워 창피를 주면서 분풀이를 해야 올바른 검찰권 행사냐"고 받아쳤다.


홍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법 이전에 최소한 예의를 갖출 줄 아는 법조인이 돼야 한다"고 이 총장을 겨냥하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특히 그는 "1997년 8월(당시) 김영삼(대통령) 아들 김현철을 구속한 검찰총장 김기수는 자기를 임명해 준 대통령에 죄송하다고 바로 사표를 제출했다"면서 "검찰 조직의 수장으로서 내부 문제는 비공개로 수습하는 게 맞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는 짓이 문재인 정권 때 검찰 내부 충돌 같다. 그러다 검찰이 수사권 다 빼앗기고 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결과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절차에 있어서도 국민 눈높이에 맞게,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으로 가야 받아들이고 납득할 수 있다”며 “검찰내에서도 다른 의견들이 있을 수 있는데 국민께서 보고 판단하시리라 생각한다”고 이 총장에 힘을 실었다.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한 장 의원은 “대통령실에서도 입장을 밝혔는데, 최종적으로는 이걸 국민께서 어떻게 바라보시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한동훈 후보가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던 발언과 같은 맥락이냐'는 지적에는 "수사 뿐만 아니라 그런 문제를 다루고 어떻게 설명할지에 대한 모든 기준은 국민 눈높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한동훈을 필두로 윤석열에 충성하던 정치검사들이 차례로 등을 돌리고 있다"며 "원칙을 지키지 않고 정치를 한 최악의 검찰총장이 바로 윤석열이었다"고 공세를 폈다.


조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이 검찰총장 시절에는 다 같이 받들어 모시다가 이제 서로 치고 박는구나"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원석 검찰총장의 감찰 지시에 수사를 담당했던 부부장 검사가 사표를 제출하는 등 검찰내 갈등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보도 등에 따르면 앞서 전날 이창수 중앙지검장은 대면보고에서 ‘주가조작 사건’은 총장에 지휘권이 없었고 ‘디올백 사건’은 현장에서 조사 여부가 결정돼 보고가 늦어져 죄송하다'고 말했고, 이에 이 총장은 '검찰청사 소환조사를 지시했는데 보고도 없이 이를 어겼다'고 수차례에 걸쳐 질책하면서 관련 사안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이에 '김 여사 디올백 수사 전담팀'이 구성되면서 중앙지검 형사1부에 파견됐던 김경목(사법연수원 38기) 부부장 검사는 “지지부진했던 사건을 맡아 열심히 수사한 것밖에 없는데, 진상 조사의 대상이 되다니 회의를 느낀다”며 사표를 제출했다.


한편 2019년 문재인 정부 당시 조국 법무장관이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만들어 ‘공개 소환’을 전면 폐지하면서 '비공개 소환'이 원칙이 됐다.


다만 법무부는 ‘중요 사건으로서 언론의 요청이 있는 등 국민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해 소환 대상자와 죄명, 소환 일시 및 귀가 시간 등을 검찰이 알릴 수 있도록 공보 규정을 개정했다.


앞서 전직 대통령 부인들 조사 내용이 사전에 공개된 적은 없다.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의 경우 조사가 끝난 당일 저녁에 알려졌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는 비공개 조사 다음 날 알려졌다. 당시 검찰은 전직 대통령 부인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조사가 끝난 뒤에 알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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