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새벽 페이스북에서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 뿐"이라며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4·10 총선 이튿날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한 뒤 첫 공개 입장 표명이다.
이를 두고 비대위원장 사임 당시 정치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던 한 전 위원장이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의지를 거듭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이 따른다.
그는 다만 "시간을 갖겠다"며 오는 6월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출마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회동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도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면서 "누가 저에 대해 그렇게 해준다면, 잠깐은 유쾌하지 않더라도 결국 고맙게 생각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게 우리 공동체가 제대로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연일 "한동훈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를 했고, 한동훈은 총선을 대권 놀이 전초전으로 한 사람”이라고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맹공을 이어가는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에도 "나는 한동훈을 애초부터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았고 그의 등장은 일과성 헤프닝으로 봤다”며 “윤 대통령과 같은 기적은 두 번 다시 없다. 오늘 이 답변으로 한동훈에 대한 내 생각을 모두 정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온라인 플랫홈에서 한 전 위원장을 옹호하는 A씨가 “45%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있는 한동훈이 차기 당 대표자를 맡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 같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총선 패배의 원인이 한동훈만의 잘못이 아니라 생각하고 있다"며 " ‘5대 0’ 감독이라고 불리던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도 최소한 1년 이상의 시간을 줬다. 정치 초보치고 나름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했던 한동훈을 너무 모질게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한 글에 반박하면서다.
A씨는 “살아온 과정은 다르겠지만, 정치인 한동훈은 보수 진영의 노무현 대통령 같다”면서 한 전 위원장을 응원하는 뉴스 댓글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이에 “(한 전 위원장은)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 검사였고 윤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며 “내게 그런 비난하는 거 한두 번 들은 소리도 아니고 나는 그런 우매한 사람들 말 듣고 정치하는 사람도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특히 "그렇게 모질게 당하고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정신 나간 배알없는 짓으로 보수우파가 망한 것”이라고 A씨를 직격하면서 며 “더 이상 우리 당에 얼씬거리면 안 된다. 더 이상 그런 질문은 사양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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