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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개의 재판을 받아야 하는 피고인 신분의 이재명 대통령이 어쩌면 직무유기 혐의가 추가되어 모두 6개의 재판을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회가 선출한 헌재 재판관을 여야 합의 관례를 무시했다는 이유로 임명하지 않았다가 직무유기 혐의로 특검으로부터 5년 구형을 받았다.
헌재 재판관 임명 권한은 국가원수로서 형식적 권한이라는 것이다. 국회 선출권이 실질적 권한이라는 의미이다.
대법관 임명권도 마찬가지다.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은 자에 대한 대통령의 임명권은 형식적 권한으로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의 동의’라는 실질적 권한을 침해해선 안 된다. 그러면 직무 유기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된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그간 협의를 해온 관례를 깬 것에 불만을 품고 대법원장에게 헌법에도 없는 재제청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관례는 관례일 뿐이다.
헌법 어디에도 ‘협의’가 명시된 조항은 없다.
따라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대법관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대통령은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어야 옳았다. 그것이 헌법상 견제와 균형이라는 3권분립의 원칙이다.
한마디로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국무총리의 제청권처럼 수용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그런 권한이 아니라는 말이다.
국무총리의 ‘헌법적 지위’는 대통령을 보좌하고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기관이다. 국무총리가 국무위원을 제청한다는 것은 대통령의 국정을 보좌하고 행정 각부의 장이 될 사람을 천거하는 행위다. 그 제청을 받아들여 임명하느냐 안 하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권한이다.
반면 대법원장은 행정부와 대등하게 권력을 분립하는 사법부의 수장이다. 따라서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제청하는 건, 대법원을 구성하는 권한을 독립적으로 행사하는 과정으로 대통령이 이를 거부해선 안 된다.
즉 대통령의 국무위원 임명권은 국무위원을 언제든 해임할 수 있는 행정부 수반으로의 실질적 권한이지만, 대법관 임명권은 국가원수로의 형식적 권한일 뿐이라는 말이다.
따라서 대통령이 제청을 반려하거나, 재제청을 요구하거나, 국회동의안 송부를 거부하는 것은 모두 반헌법적 발상이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조 대법원장이 제청한 두 사람의 대법관 후보 중 한 명에 대해서만 국회 동의를 위해 이송했고 나머지 한 명은 재제청을 요구했다. 대통령이 제청 거부와 재제청을 반복한다면 어던 결과가 나오겠는가.
대법관 후보자를 차례로 소거시키면서 결국 대통령 입맛에 맞는 대법관을 선택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이는 헌법상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것으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 이 대통령은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혐의로 심판대에 오를지도 모른다.
대체 이 대통령은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 것일까?
헌법에 따라 대법원이 제청한 대법관 후보에 대해 그냥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집권당 의원들이 대통령의 마음을 헤아리고 알아서 임명동의안을 부결할 것 아니겠는가.
그러면 나중에 직무유기나 직권남용으로 심판받을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그걸 못했다.
대체 왜 그랬을까?
아마도 전당대회 과정에서 ‘반명’ 세력이 만만치 않다는 걸 표로 확인한 때문일 것이다. 만일 그들이 반란표를 던질 경우,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 할 것이고, 그러면 그토록 바라는 ‘공소취소’도 물 건너갈 것이 두려웠을 게다. 그러나 그런 조급함이 5개의 재판으로 끝날 사건을 6개로 늘리는 부작용만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 모든 피고인은 재판을 받아야 한다.
재판받지 않고 빠져나가는 방법은 없다. 대통령도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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