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황우여 '2인 지도체제' 절충안 놓고 친한-친윤, 다른 이유로 반대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6-06 11: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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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 "단일-집단 논쟁 딱 중간인 '하이브리드' 선택...전대 흥행 목적도"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이 차기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전당대회 룰과 지도체제 형식을 놓고 혼선을 빚는 가운데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표 선거 2위 득표자를 '수석 최고위원'으로 앉히는 '2인 지도체제(절충형)' 방식을 새롭게 제안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당 선관위원인 이재영 당협위원장은 6일 "황우여 대표가 황우여 대표다운 말씀을 하신 것"이라며 "진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단일이냐 집단이냐 (논쟁의)중간인 딱 하이브리드 아니냐, 그걸 말씀하신 것 같기는 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한 이 위원장은 '황 비대위원장의 제안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진행자 질문에 "취지에 있어서만큼은 나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동훈 등판론'이 불거지면서)관련 논의 자체가 굉장히 오염돼 집단지도체제에 대한 갑론을박이 많아진 상황"이라면서도 "(전대)룰이 정해지고 선수가 정해져야지 선수가 정해지고 룰이 정해지는 건 말이 안 되잖냐. 그런 의미에서 집단지도체제가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집단지도체제가 되면)당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모습을 갖출 수 있고, 극일체제로 가고 있는 민주당에 비해 훨씬 민주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서도 "(지금은)오염이 돼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염됐으니 이제는)단일지도체제로 가야 하나'라는 진행자 질문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단지도체제로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나중에 지도부를 흔들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충분히 충분히 이해가 가는 아규먼트(논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황 비대위원장의 절충안을 두고 당내 친한계는 물론 친윤계에서도 반대한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의심을 하는데 저는 황우여 대표에 대해 당의 원로로서 진짜 당이 잘되기를 바라시는 분이라는, 이것만큼은 믿고 있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황 위원장은)단일체제가 지금까지 보여왔던 안 좋은 모습들을 우려하는 의미에서 완전히 집단지도체제로 갈수 없지만 하이브리드라도 가서 당이 좀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되지 않겠냐. 그리고 지금 전당대회에 대해서 흥행이 돼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며 "두고 봐야 되겠으나 여러 사람들이 나와서 최소한 그 두세명 정도는 지도부에 들어가야만 (전대 흥행)인센티브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동훈 견제라는 친한계 시선이 있다'는 진행자 지적에는 "(친한계와 친윤계가)다른 이유로 집단지도체제를 반대했는데 지금은 이해관계가 맞아버리게 된 것"이라며 "어찌 보면 굉장히 웃기는 당의 모습"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친한에서는 견제한다고 생각해서, 친윤에서는 견제를 위해 집단지도체제를 반대하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계파싸움으로 간다는 의미'냐는 진행자 질문에 "지금은 그렇게 밖에 볼 수가 없다"고 동의했다.


앞서 황 비대위원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만나 2인 지도체제에 대한 원외 의견 수렴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한 원외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황 비대위원장이 2인 지도체제로 해서 당 대표를 뽑고 2위를 수석최고위원으로 하자고 했다"면서 "또 뽑아서 몇달만에 그만두면 어떡하냐, 그럴 때 부통령처럼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전당대회를 흥행시키려는 복안인 것 같다"며 "2인 지도체제가 되면 수석최고위원이 되기 위한 경쟁으로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때문에 다른 후보들이 출마를 포기하게 되는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묘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2인 지도체제가 당내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다.


특히 이를 논의할 특위에서도 지도체제 문제는 '논의하지 않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상규 특위 위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 권한을 넘어선 문제 아니냐'는 우려하시는 위원들이 많았다"면서도 "주요 의제니 논의는 당연히 할 것이다. 7일에도 모든 안을 다 열어놓고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심 반영 비율에 대해서도 '의원 여론조사' 결과 '당심 80:민심 20'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특위는 이를 토대로 오는 7일 전대 룰과 관련한 추가 논의에 들어간다.


여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결론을 위한 논의에 참고가 되는 것"이라며 "설문조사 결과 포션(비율)이 이렇게 됐으니 이를 따라가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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