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아무리 그래도 심판의 때는 온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10-06 11:50:33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주필 고하승



"민주당 현 대표 이재명과 개딸들은 탄핵폭주운전, 민주당 전 대표이자 전 대통령의 딸은 음주운전. 그들의 거짓선동과 위선, 뭐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결국은 다 드러나게 돼 있다.“


이는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대체 나경원 의원은 왜 이토록 비분강개(悲憤慷慨)한 글을 올린 것일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서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다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대의 정치”라며 노골적으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암시하는 발언을 한 것이 그 첫 번째 이유이고, 문재인 전 대통령 딸 다혜 씨가 같은 날 새벽 3시경 혈중알코올농도 0.14%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의 만취 상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일으켜 경찰에 적발된 것이 그 두 번째 이유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 10일 당시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강력한 처벌을 요청했었는데 그의 딸이 행한 만취운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기는 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사태는 이재명 대표가 ‘탄핵폭주 운전’을 자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는 11월 공직선거법과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가 나올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는 나경원 의원의 지적처럼 “의도된 정치적 망언”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민주당 의원들은 탄핵준비모임을 결성해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의 밤 행사를 주선하는가 하면, 주말엔 거리로 나가 탄핵 주도 세력들과 손잡고 길거리 집회에 대거 참석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왜 이토록 대통령 탄핵에 집착하는 것일까?


자신의 정치생명을 끊어 놓을 두 건의 1심 재판 결과 유죄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이는 현재 상황이 너무나도 두려운 까닭일 게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기 전이라도 그의 리더십은 크게 손상을 입어 당 대표의 입지가 흔들리게 될 것이다.


당장 당내에선 지난 총선 당시 이른바 ‘비명횡사’ 당한 비명계 인사들로부터 이재명 대표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무리 국회를 장악한 거대 야당의 대표라고 해도 더 이상의 방탄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통령을 조기 퇴진시키면, 즉 자신의 재판이 끝나기 전에 다시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되면 자신이 대통령이 되어 자신이 저지른 모든 범죄혐의에 대한 수사와 재판을 중단시킬 수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힌 것 같다.


이 대표와 민주당이 검·판사 탄핵을 시도하는 것이나 재판 지연 전술을 구사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특히 쌍방울그룹 불법 대북송금 사건 관련 제3자 뇌물죄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가 재판부에 재배당을 요청한 것은 누가 봐도 재판 지연 전술이자 이 대표와 공범 관계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한 재판부를 피하기 위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


앞서 민주당 이건태 의원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지난달 30일 대표 발의한 것도 같은 이유다.


현행법은 법관이 피해자이거나 사건 당사자일 때, 전심(前審)재판에 관여했을 때를 제척 사유로 두고 있는데 이 의원의 개정안은 공범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경우도 제척사유에 포함하자는 황당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화영 전 지사에게 징역 9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한 그 재판부가 이재명 대표에게도 중형을 선고할 가능성이 큰 만큼 재판부를 바꿔 달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범죄 피의자가 재판부를 쇼핑하겠다는 것인데, 이게 가당키나 한 것인가.


특히 이 사건의 내막을 잘 알고 있는 재판부를 바꾸면, 다른 판사들이 다시 그 사건을 들여다봐야 하는 까닭에 재판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시간을 끌면서 대통령을 중도에 끌어내리겠다는 발상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이 대표는 탄핵을 입에 올릴 처지가 못 된다. 조용히 자숙하며 정의의 칼날을 받을 준비를 하는 게 정치인으로서 국민을 위한 마지막 도리일 것이다.


누구의 말처럼 아무리 그래 봤자, 심판의 때는 온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