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후에도 여전히 국민적 관심을 받는 등 차기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당권 주자들의 견제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지난 11일에는 서울 서초구 양재도서관에 모습을 드러낸 한 전 위원장 목격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폭발적 관심을 끌었다.
해당 누리꾼은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2층 열람실에 계시더라. 사람들이 매너 있게 많이 방해 안 하고 사인, 사진 찍는 사람 좀 있었다”며 골전도 이어폰을 착용하고 도서관 열람실에서 책을 읽고 있는 한 전 위원장 모습을 전했다.
책 내지에 받은 '주말에 도서관 좋죠! 늘 행복하세요. 2024. 5. 11. 한동훈 올림'이라는 내용의 한 전 위원장 사인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다수의 언론이 보도할 정도로 화제가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여권내 당권주자와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한 전 위원장 견제에 나선 모양새여서 주목된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한 전 위원장에 날을 세웠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0일 "한동훈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지난 윤석열 후보와 경선 때 저질렀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함"이라며 "당시 민심에선 10% 이상 앞섰으나 당심에서 참패하는 바람에 후보 자리를 내줬던 것인데 또다시 갑툭튀가 나타나 혼란스럽게 하면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내가 받을 오해와 상처는 감안하고 지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뿐만 아니라 한동훈이 문재인 지시로 우리를 궤멸시킨 국정농단 사건의 참상을 나는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며 "그때 나는 야당 대표를 하고 있었다. 윤 대통령은 부득이하게 받아들여 모시고 있지만 한동훈은 용서하기 어렵다"라고도 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9일 채널A 라디오에서 "전적으로 본인의 판단"이라면서도 "선거에서 패배하면 일단 2선으로 물러나고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맞는 문법"이라고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를 반대했다.
윤상현 의원도 지난 8일 BBS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분"이라며 "다시 나온다? 그럼 차라리 그만두지 말았어야 했다. 나올 가능성은 제로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일 TV조선 인터뷰에서 "586 심판론이나 운동권 심판론을 하게 되면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는 것 같지만 스스로 심판론의 프레임으로 빠져들어 가는 것"이라며 "정권 중반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심판론으로 불을 놓는 것은 사실은 피했어야 하는 전략이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의 전대 출마 가능성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당초 6월 말~7월 초로 예상됐던 전당대회 시기가 한 달여 늦춰질 가능성도 한동훈 등판론에 힘을 싣고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면 총선 패배 책임론이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당헌에 따라 대선에 도전하려면 당 대표를 중도에 그만둬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보인다.
이미 여권내 대권 주자로 일정정도 기반을 굳힌 그가 중도하차 부담을 안고 굳이 당 대표 경선에 나설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한 전 위원장은 전대 출마에 대한 특별한 입장 표명 없이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앞서 국회와 당사로 보낸 응원 화환 행렬로 한 전 위원장에 대한 팬심을 다짐한 지지자들은 최근 그의 복귀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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