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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급락했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회복세를 보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실제로 ‘여론조사공정’이 더퍼블릭·파이낸스투데이 공동 의뢰로 지난 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0명에게 윤 대통령 지지 여부를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이 34.3%로 나타났다.
이는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해 12월 23~24일 전국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0.4%였던 것과 비교하면 4%p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이 조사 역시 그 직전 조사보다 무려 12.9%p 상승한 수치여서 주목받은 바 있는데 이번에 다시 4%p나 상승한 것이다.
그러니까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17.5%까지 추락했던 윤 대통령 지지율이 약 3주 만에 34.3%로 두 배 가까이 치솟은 것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호남권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이 24.6%에 달했다는 점이다.
의외다. 뜬금없는 윤 대통령의 계엄선포에 대한 국민적 비판의 목소리가 매우 큰 상황이다. 그런데도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보수 지지층이 결집한 탓일까?
물론 그런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81.3%가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호남에서의 24.6%라는 비교적 높은 지지율은 보수 결집만으로는 해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는 오히려 ‘반(反) 이재명’ 효과로 보는 게 더 타당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도 공공연하게 “야당 대선 주자로 이재명 대표 외에는 당내에서 잠룡(潛龍)은커녕 잡룡(雜龍)조차 보이질 않는다”는 한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런 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새해를 맞아 쏟아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적합도’ 여론조사를 봐도 민주당은 그냥 ‘이재명’이 후보로 정해진 것처럼 보일 정도다.
중앙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9~30일 전화면접 방식으로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 대표가 35%로 압도적 1위였다. 반면 비명계 ‘신(新)3김’으로 불리는 김동연 경기지사(2%), 김부겸 전 국무총리(1%), 김경수 전 경남지사(0%대)의 선호도는 다 합쳐도 5%를 채 넘기지 못했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엇비슷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소속 의원들에게 ‘조기 대선’에 대한 언급을 일절 하지 말라는 자제령을 내렸다. 탄핵이 확정된 것도 아닌 상황에서 대선을 입에 올리는 순간 바로 공격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하지만 이런 함구령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재명 대표만 대선 준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민주당은 지난해 10월 집권플랜본부와 당 대표 특보단을 구축해 조기 대선을 준비해 왔다. 특보단 소속 친명계 현역 의원은 무려 50명에 육박한다.
결국, 민주당의 조기 대선 함구령은 이재명 홀로 대선 준비를 하고 다른 잠룡들은 손발을 묶어놓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과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이 치솟는 것은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된다”라는 민심의 반영일 것이다.
사실 이재명 대표는 온갖 범죄혐의로 재판을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특히 공직선거법의 경우는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 이재명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향후 10년간 피선거권마저 박탈당한다. 이번 대선은 고사하고 차기 대선조차 출마할 수 없다. 지금 2심이 진행 중인데 빠르면 2월 중에 선고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런데도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외에는 잠룡(潛龍)은커녕 잡룡(雜龍)조차 보이지 않는 현실을 질타하는 민심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로 나타나고 있는지도 모른다.(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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