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위한 패키지 보완 입법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 주식 시장에 금투세를 도입하면서, 해외주식 투자에 비과세 혜택을 주는 건 국내 주식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에 국세청 차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이 4일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되면 주식 부자들이 가장 혜택을 보는데 왜 개미투자자를 위하는 척 포장하며 이들의 선동 논리를 대변하는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인 임 의원은 “대학생은 알바만 해도 세금을 따박따박 원천징수 당하는데, 한 종목에 50억원 안 되게 1000억원을 주식 투자해서 200억원 수익을 내도 세금 한 푼 안 내는 현행 조세제도가 맞다는 것인지 입장을 밝히시길 바란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한 대표의 동문서답, 이번에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입니까”라며 “의료대란으로 전국이 난리인 상황에 여당 대표께서 야당 초선의원이 아직 발의하지도 않은 법안에 반응을 하다니, 조세경제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부자감세 정말 확실히 챙기신다”고 꼬집었다.
이어 “큰 정치인이라면 전체를 보셨으면 좋겠다”며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개미투자자 보호를 위한 보완입법이다. 그간 정부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야당 초선의원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임 의원은 자신이 입법을 준비 중인 조세 관련 법안들과 관련해 ▲국내주식투자 기본공제금액 5000만원을 1억원으로 상향해 국내주식 투자를 우대했고, 해외주식에서 발생한 소득은 250만원만 공제 ▲손실 이월 공제기간은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 ▲원천징수는 아예 폐지 등 내용을 담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부양가족에게 금투소득이 발생해도 연말정산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하고, ▲건보료도 올라가지 않도록 법에 명시하는 내용 등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그런데 한 대표는 이러한 개미 투자자보호 입법내용은 쏙 빼고, ISA 계좌의 해외주식투자만 꼬투리를 잡았다”며 “하지만 현재도 ISA 계좌를 통해 해외주식 투자는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앞서 한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국내주식 대상인 금투세는 예정대로 시행하면서, 해외주식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직접 투자할 수 있게 하자는 것 같다"며 "금투세 폐지를 바라는 국민은 해외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이탈하는 것을 막아 국내 주식 시장을 살리자는 것인데, 민주당 정책은 정반대로 국내주식 시장은 버리고 해외주식 편하게 사라는 말인가"라고 적었다.
그는 "그런 민주당 입장이 알려진 후 국내 주식 시장 반응이 나쁘다"며 "이러면 안 된다. 더 불안감이 퍼지기 전에 금투세를 폐지해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오후 들어 외국인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하락 전환, 전 거래일 대비 16.37포인트(0.61%) 내린 2664.63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임광현 의원은 '금투세 보완 패키지 6법' 발의를 위해 동료 의원들에게 공동 발의에 참여해달라고 서명을 받았다.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하되 투자 활성화를 위한 보완 입법을 하자는 취지다. 패키지 법안은 기존에 민주당이 추진하던 금투세 관련 법안이 추가로 보완됐다. 소득세법 개정안(4개)과 조세특례제한법(이하 각 1개)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등이다. 이 법은 사실상 금투세 관련 민주당 당론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이중 조특법을 개정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로 해외주식 직접투자도 가능하게 한 부분이 논란이 됐다. 현행법상 ISA에 해외주식 투자는 국내에 상장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개정안은 가입 기간을 무제한으로 하고, 수익 전액에 대해 비과세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일부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시장 떠나서 해외 주식 하라는 말이냐"며 크게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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