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권 주자들 '해병대원 특검’ 놓고 격돌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6-24 12: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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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특검법 추진”...원희룡ㆍ나경원ㆍ윤상현 '맹공'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출사표를 던진 직후 '해병대원 특검법' 입장을 둘러싸고 격돌했다. 당 대표가 되면 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나머지 당권 주자들이 맹공격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4일 “당권 주자들의 해병대원 특검법 입장은 단순히 당론과 다른 입장을 넘어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인 '당정관계'와도 밀접하게 연결되는 만큼 당권 주자들의 특검법 입장이 전당대회 기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을 받고 있다”라며 "반윤이냐, 비윤이냐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해병대원 특검법으로 한 전 위원장은 어제 비윤이 아니라고 선언한 것이 되어 버렸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한 전 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국민의힘 주도로 해병대원 특검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전 위원장은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너무 죄송하다"라며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국민의힘이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은 차기 당 대표가 되면 공수처 수사 종결 여부와 무관하게 제3자가 특검을 고르는 내용의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과거 MB(이명박 전 대통령) 특검처럼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안을 언급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발의된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선 "선수(야당)가 심판(특검)을 고르는 경기라 진실 규명을 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저는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대통령도 아닌 공정한 결정을 담보할 수 있는 제3자가 특검을 골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한 전 위원장의 입장에 3명의 당권 주자는 한목소리로 비판을 이어갔다.


특히 친윤의 지원을 받는 원 전 장관은 해병대원 특검과 관련해 '선(先)수사, 후(後)특검'의 정부 여당과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원 전 장관은 전날 오후 국회에서 출마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 수사가 진행되는데 수사 결과가 미진하다면 먼저 특검을 요청할 수 있다. 이게 이미 여당에서 밝힌 입장"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도 전날 경기 남양주시에서 열린 '성찰과 각오'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병대원 특검법을 추진한)민주당의 처음 의도가 너무 순수하지 않은 걸 아는데 그런 특검을 논의하고 특검 정국이 되는 게(맞지 않는다)"며 "우리는 원칙을 유지하는 게 맞고 (한 전 위원장의 구상이)너무 순수한 생각이라 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우리 입장이 정해져 있는데 공수처 수사와 무관하게 먼저 특검법을 발의한다는 건 제가 보기엔 정말 우리 내부 전선을 교란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당권 주자들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냈다.


한 전 위원장은 “지금 단계에서 김건희 특검을 도입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대표가 되면 특별감찰관을 적극 추천하고, 제2부속실을 즉시 설치하자고 강력하게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원 전 장관은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고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권 주자의 2027년 대선 도전 여부도 쟁점이 됐다. 나 의원은 “이번에 당 대표를 맡아서 우리 정당을 바꾸고 2027년 대선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정당의 기초를 만들겠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 전 위원장은 “누가 됐든 지지자들에게 상대 당을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신망을 얻는다면 대선에 나와야 한다”며 즉답하지 않았다. 원 전 장관도 “2∼3년 뒤 국민이 어떻게 불러주느냐에 따라 생각할 문제”라고 즉답을 피했다.


일찌감치 대선 불출마 뜻을 밝힌 윤 의원은 나머지 후보 3명이 나란히 출마 기자회견을 한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을 찾아 대표 경선 출마 배경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했고, 안철수 의원 지역구를 찾아 ‘변화와 혁신’을 주제로 강연하며 안 의원과 핵심 당원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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