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표는 중도층, 청년층을 끌어들인 당 스펙트럼 확대를 통해 2026년 지방선거와 이듬해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도 "과거 우리와 상대의 확고한 지지층 비율이 3대2였다면, 지금은 2대3"이라며 "우리는 외연을 확장해야 이길 수 있고, 상대는 현상을 유지해도 이길 수 있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 대표측은 28일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생활 밀착형 정책과 전당대회에서 약속한 정치개혁 의제들을 차례로 추진하며 적극적인 외연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선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 의장은 "(내 거취를)왈가왈부할 건 아니지만, 당헌상으로는 1년 임기가 보장된다"며 '물러나달라는 요구가 있을 경우 사임할 것이냐'는 질문에 "가정에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 대표 주변에서 정 의장의 '용퇴'를 바라는 배경에는 '한동훈 지도부'의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는 인식과 함께 한 대표 체제를 공고화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표측은 '친윤(친윤석열) 직계'로 여겨지는 정 의장이 당연직 최고위원으로 남아 있으면 당 운영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고, 자칫 '친윤 지도부'로 인식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최고위원회는 친한계 3(한 대표와 장동혁ㆍ진종오 최고위원), 친윤계 5(김재원ㆍ인요한ㆍ김민전ㆍ추경호ㆍ정점식)로 친윤계가 많다. 한동훈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을 친한계로 임명해도 4대5로 친윤계에 밀린다. 여기서 이를 뒤집을 카드가 바로 정책위의장 카드다. 의장을 친한계로 임명하면 5대4로 친한계가 우위에 설 수 있다.
그러나 친윤계를 포함한 현역 의원들 사이에선 한 대표가 정책위의장을 교체하려는 데 대한 불만 기류가 일각에서 감지된다.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정 의장의 거취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관계 개선 문제와 결부짓는 시각도 있다. 한 대표가 정 의장 교체를 강행할 경우 당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친윤계인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한 대표의 강성 팬덤인 '한딸'들이 정점식 의원 페이스북에 익명의 가계정으로 악플 테러를 한다"며 "우리가 그토록 비판해온 개딸(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강성 지지층)과 차이점이 뭐냐"고 반문했다.
한 대표측은 "당헌ㆍ당규상 대표에게 당직자 임면권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원점에서 인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여러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인선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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