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들, 금배지 달 자격 없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12-02 12:38:1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과 검찰·감사원 등의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한 더불어민주당이 정작 자신들이 장악한 국회에서의 특수활동비는 단 한 푼도 깎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민주당은 특활비 등이 깜깜이로 쓰여 혈세 낭비가 우려된다며 대통령실 등의 예산은 대폭 칼질했지만, 국회의원들이 사용하는 특활비에는 다른 잣대를 댄 셈이다.


실제 민주당 주도로 지난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단독 처리된 내년도 예산안 수정안에 따르면 국회 특활비 9억8000만 원과 특정업무경비(특경비) 185억 원은 전액 유지됐다. 이는 수정안에서 검찰 특경비와 특활비, 경찰 특활비, 감사원 특경비와 특활비 등이 전액 삭감된 것과 대조적이다.


특활비는 기밀 유지가 필요한 정보 취득이나 수사, 이에 준(準)하는 국정 수행 활동에 쓰이는 경비를 뜻한다. 특경비는 수사나 감사, 예산, 조사 등 특정 업무 수행에 드는 경비를 의미한다.


결국, 치안과 범죄 수사 등 국민의 생활과 직결된 수사기관과 감사기관의 특활비 등은 전액 삭감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기 위한 국회 특활비와 특경비는 그대로 살려놓은 것이다.


과연 이런 민주당의 예산안에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치안과 범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환호할 사람들은 범죄자들 뿐이다.


그렇게 해서 범죄자 천국을 만드는 게 민주당의 목표인가.


검찰과 경찰의 발목을 잡으면 이재명 대표의 범죄혐의에 대한 수사가 지연되고 민주당 돈 봉투 사건에 대한 수사 역시 지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사건에 대한 수사들도 덩달아 지연될 것이고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건 옳지 않다.


아무리 입법부를 장악한 막가파 정당이라고 해도 이런 식으로 정부 예산안을 처리한 전례가 없다. 특히 민주당 출신 인사들을 공격하는 수사·감사기관 특활비에만, 칼질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누가 보더라도 다분히 정략적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국회의 특활비는 그대로 살려놓고 국민이 밤길을 편하게 다니게 하는 경찰의 치안유지를 위한 특활비는 ‘0’으로 만들었다”라며 “경찰이 치안 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는 나라를 만드는 게 민주당의 12월 목표인가”라고 반문한 것은 그런 이유다.


그는 "정말 나라에 돈이 없어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대부분 국민께서 국회 특활비가 아닌 경찰 특활비를 선택할 것"이라고도 했다.


‘방탄 탄핵’으로도 모자라 예산마저 ‘방탄 예산’으로 힘자랑하는 민주당의 모습은 정말 볼썽사납다.


사실 민주당의 횡포는 예산안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민주당은 탄핵 사유에 대한 충분한 조사와 숙의 과정도 거치지 않고 탄핵 소추 의결을 남발하기도 한다. 감사원장과 중앙지검장 및 이재명 수사 담당 검사들에 대한 무차별 탄핵 추진으로 수사기관과 감사기관은 그 기능이 마비될 정도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탄핵 제도를 어린아이 장난쯤으로 가볍게 여기는 처사”라며 질타한 것은 그런 연유다.


만일 민주당이 다수의 위력으로 예산안을 강행 처리한다면, 그리고 탄핵소추안 의결을 강행한다면 그 대가는 혹독할 것이다. 복지혜택을 기다리는 저소득층과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자들의 원성이 민주당을 향할 것이고, 표로 먹고사는 국회의원들의 정치생명을 끊어놓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범죄 피해자들의 피눈물 나는 원망도 민주당 의원들이 감당해야 할 것이다. 이건 단순한 엄포가 아니다. 당장 돈 봉투 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의 금배지가 떨어지고 보궐선거를 한다면 유권자들이 그런 민주당에 표를 주겠는가. 차기 총선에서 국민을 외면한 민주당 의원들이 표를 얻을 수 있겠는가. 힘이 있을 때 힘자랑할 게 아니라 그 힘을 국민을 위해 써야 한다. 그러라고 뽑아준 거 아니겠는가. 그런데 정작 국민을 위해 필요한 특활비와 특경비는 삭제하면서 국회 특활비 특경비로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려는 그대들은 금배지를 달 자격이 없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