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내란방조범’으로 탄핵 대상?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10-12 12: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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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프레임’을 앞세워 집권당인데도 초강경 대야 투쟁을 이어가는 이상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정청래 대표는 연일 “내란청산을 해야 한다”며 입에 게거품을 물고 있다.


실제로 정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는 13일부터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다”라면서 “이번 국감은 내란 잔재를 청산하는 국감”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대선 개입 의혹 당사자인 조희대 대법원장은 삼권 분립까지 부정하며 국회 청문회 출석을 거부했다. 우리가 맞서야 할, 개혁에 저항하는 반동의 실체들”이라며 “내란에 맞선 이번 개혁은 이전의 개혁과는 달라야 한다. 반격의 여지를 남겨두면 언제든 다시 내란세력은 되살아난다”라고도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5월 14일과 9월 30일 두 차례 법사위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강행했으나 조 대법원장은 불출석했다. 이를 ‘내란 세력의 반동'으로 규정한 셈이다.


정말 정 대표의 말처럼 지금이 ‘내란 국면’이라면 '냉장고를 부탁해' 예능에 출연해서 한가하게 ‘이재명 피자’ 홍보나 하고 있는 이 대통령은 직무를 유기한 ‘내란방조범’이 되는 것이다.


단순한 ‘직무유기’는 대통령 재임기간에 죄를 물을 수 없지만 ‘내란방조’는 재임기간에라도 죄를 물을 수 있고 중대한 탄핵사유다.


결과적으로 정청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사실상 탄핵 대상인 내란방조범으로 몰아가는 셈이다.


사실 계엄선포권은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계엄을 선포 할만한 사유가 있느냐 아니냐 하는 판단도 전적으로 대통령의 몫이다. 물론 계엄을 선포한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오판이다. 아무리 민주당이 탄핵을 남발하는 등 온갖 패악질로 국정운영에 발목을 잡더라도 계엄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그런 국면을 돌파했어야 옳았다.


하지만 대통령의 오판을 사법부의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내란’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


백번을 양보해 설사 그것이 ‘내란’이라고 해도 국회에서 계엄해제를 의결한 순간 계엄 국면, 즉 민주당이 주장하는 내란 국면은 사실상 끝난 것이다.


따라서 지금도 계속 ‘내란’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란프레임’을 만들어 정치적으로 악용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정청래 대표의 모습이 본인이 의도한 것인지는 몰라도 이재명 대통령을 사실상 ‘내란방조범’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에게 묻겠다.


지금도 계엄이 지속되는 내란 상황인가.


그렇다면 이재명 대통령은 예능방송에 출연해 웃고 떠들며 물개박수나 치는 한가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휴가를 가서도 안 된다. 내란 세력을 진압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에 대통령이 그런 모습을 보인다는 건 내란방조에 해당하는 까닭이다. 전국에 찬바람이 ‘쌩쌩’ 불게 만들어야 한다. 물론 그 대신 국민이 여권에 등을 돌리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것을 각오해야만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내란이 끝난 것이라면 이제는 그 지긋지긋한 ‘내란몰이’를 중단하고 어떻게 하면 민생에 도움이 되는지 그런 정책을 찾아내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지 연구해야 한다.


지금 국민의힘은 필자가 이재명 대통령에게 질문한 것처럼 “지금이 내란 국면이냐, 아니냐” 하고 물어야 한다.


만일 “내란국면”이라고 답하면 내란을 진압하지 않고 내란 기간에 휴가를 즐기고 한가하게 예능방송에 나가 웃고 떠들며 내란을 방조한 책임을 묻고 즉시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


반대로 “내란 국면이 아니다”라고 답하면 그런데도 “내란을 청산해야 한다”라며 게거품을 문 정청래 대표를 허위사실로 유권자들을 선동한 책임을 묻고 즉시 수사기관에 고발해야 한다.


아둔한 정청래의 ‘내란몰이’는 결과적으로 여권을 사지(死地)로 내모는 자충수(自充手)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머리 나쁜 사람을 지도자로 선출한 결과이니 누구를 원망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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