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양문석, 제2의 '흑석 김의겸'...대응방식도 판박이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4-02 13: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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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원동 아파트 즉시 처분, 대출금 갚겠다" 사퇴는 거부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편법 대출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시갑 후보에게 ‘제2의 흑석 김의겸’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었다.


새마을금고의 현장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아파트를 처분해 대출금을 갚겠다며 진화에 나선 모습까지도 김의겸 전 의원과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일 “양 후보의 대응 방식이 과거 '흑석 김선생'이란 오명을 산 김의겸 의원과 같다”며 “과연 효과가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양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한번 더 사죄드린다"며 "더 논란이 없도록 아파트를 처분해서 새마을금고 대출금을 갚겠다. 처분 과정에서 손해가 발생하면 감수, 이익이 발생하면 전액 공익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과거 문재인정부 청와대 대변인 시절 흑석동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았던 김의겸 의원이 밝힌 해법과 비슷하다.


특히 편법대출 논란에 대해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 역시 현재까진 위법성이 드러난 것이 없다며 공천을 취소할 생각이 없다.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당으로서는 곤혹스러운 건 사실이지만 새마을금고중앙회 검사 결과를 봐야 할 것"이라며 "선거를 8~9일 앞두고 공천 취소 등 극단적인 결정을 하면 선거 국면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민석 총선 상황실장도 "본인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과했다"며 "위법적인 문제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얘기하고 있고, 그것을 입증하는 근거가 제시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조금 더후보의 대응을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다른 지역구 후보들은 양 후보가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강태웅 서울 용산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양 후보 논란이) 영향을 안 준다고 볼 순 없을 것 같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당에서 현명하게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편법대출 논란을 넘어 양 후보에게는 자녀 재산신고 고의 누락 의혹, 재산신고 축소 논란 등 추가 의혹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아파트를 사면서 대학생 딸 명의로 11억원의 사업자대출을 받아 ‘불법 대출’ 논란이 일고 있는 양문석 후보 측이 사업자로 위장하기 위해 새마을금고에 허위의 억대 물품구입서류를 제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 목적과 달리 주택구입자금 용도로 쓴 사실이 드러날 경우 대출금을 회수당하다 보니, 이를 피하려 허위 서류를 꾸민 것으로 보인다. 양 후보의 대학생 딸은 그로부터 몇 달 뒤, 캐나다 밴쿠버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양 후보는 11억원 사업자 대출과 관련해 “새마을금고에서 방법을 제안해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30일 페이스북에 금고 측에서 ‘딸 명의로 사업운전자금 명목으로 대출받아 대부업체와 지인들에게 빌린 돈을 갚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문제가 없겠느냐는 자신의 질의에 ‘업계 관행이라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문제의 대출을 내준 대구수성새마을금고는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31일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따르면 수성새마을금고는 “대출모집인(대출알선업체)을 통해 소개받은 대출로, 정상적인 사업자금 목적의 대출인 줄 알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대출 당시 양 후보 딸은 사업자 등록을 한 지 4개월이 넘은 사업자등록증을 냈고, 사업자대출 후에는 5억원가량의 물품을 구입했다는 서류도 제출했기 때문에 금고에선 실제로 사업을 준비하는 줄 알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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