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측 이준우 ”韓, 기자 등에 문자 공개...金 사과 관련 입장도 계속 바꿔“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한 이들은 특히 논란이 된 문자 내용 해석을 두고도 상반된 입장으로 격론을 이어갔다.
한 전 위원장측 정광재 대변인은 “보도된 5개의 내용이 대부분 사실에 부합한다”며 “다른 정치적 해석의 여지가 없는 사안이기 때문에 당원과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원 전 장관측 이준우 대변인은 “(김 여사는 5번의 문자를 통해)미안하다, 잘못했다, 사과한다, 죄송한다 등의 표현을 했다”며 “이건 논란의 여지 없이 죄송하다, 사과하겠다는 것을 명백하게 밝힌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정 대변인은 “그런데 당시 한동훈 위원장이 어떤 식으로라도 답변을 했었다면 6개월 지난 시점에 공개가 됐을 때 그에 대한 문제(제기)가 없었겠느냐”며 “정무적 판단이 잘못됐다고 말하는데 (당시)어느 수준이라도 답변했다면 이 시점에 더 큰 문제로 불거질 수 있었을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공적인 문제에 대해 사적 채널을 통해 답변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우리 한동훈 후보가 말씀했다”며 “과거 야당에서 (고발사주 문제 제기 당시)김 여사와 (사적인)카톡이 오간 것을 크게 문제 삼았던 경우가 있지 않냐, 이런 당무와 관련한 공적인 사안에 대해 (한 후보가)대화한 게 (야당 등에 알려졌다면)큰 이슈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총선 때 김 여사가)사과 표명을 하라는 여론이 대세여서 당사자가 사과했을 경우 선거 결과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며 “서울만 해도 3% 차이로 진 곳이 여섯곳이고 5% 차이는 열군데가 넘는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따지면 사과 타이밍을 놓쳐 도대체 몇 석을 잃었는지 당원들이 궁금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한 전 위원장의 직무유기, 선거에 대한 중요한 실책”이라고 강조했다.
반론에 나선 정 대변인은 “2월 말까지(김 여사 명품백 의혹이 반영됐어도), 여론조사 결과 우리가 160석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왔던 시점”이라며 “우리 판세가 어려워진 것은 3월 이후에 이종섭 대사 임명, 채상병 (사건), 조국혁신당 돌풍, 의료개혁(등) 이런 문제들(때문이지) 당시로서는 김 여사의 문제를 감안해도 우리가 상당히 선전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는 점들을 복기해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변인은 “지금 명확하게 한동훈 후보가 선거 결과(는) 본인 탓이 아니라고 말했고 대변인도 그 당시 용산의 여러 판단이 선거 판세에 영향을 준 거라고 (말)한다”면서 “선거(패배) 결과가 용산 때문이라는 건지, 입장을 되묻고 싶다”고 반격에 나섰다.
그러자 정 대변인은 “총선이 끝난 이후 여러 언론에서 (국민의힘)총선 패배 원인을 묻는 여론조사를 했는데 (그)수치들로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당권 경쟁에 나선 후보들도)총선 때 인천 선대본부장 등 선거에 깊숙이 개입했던 분들인데 당시 김 여사 관련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통령실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후보가 누군가, 다른 후보들은 침묵하지 않았냐”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대변인은 “그때 한동훈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의 사과도 필요하다, 말했는데 2024년 1월25일 기자들이 ‘입장이 달라졌다’는 기자들 지적에는 ‘제가 김건희 여사의 사과를 얘기한 적이 있나요’라며 언론에 정정보도를 청구해서 정정 보도가 됐다”며 “그런데 지난 6일 채널A 방송에서는 한 후보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사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가 여러 차례 지속적으로 일관되게 얘기하지 않았습니까’라고 다시 또 입장을 또 바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본인이 한 얘기도 일관성 있게 말씀 못 하시면서 어떻게 지금 용산 김건희 여사에 대해 사과를 얘기한 적이 없다, (어떻게)이렇게 말씀할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문제의 문자가 공개된 배경을 두고도 두 대변인의 입장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정광재 대변인은 전당대회까지 보름이 채 남지 않았는데 지극히 내밀한 문자 내용이 거의 원문 그대로 해석될 정도로 공개됐다는 것 자체에 상식적으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왜 이 시점에 문제가 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거듭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이준우 대변인은 "기자들한테 들은 얘긴데 한동훈 후보께서 (직접)그 문자를 친한 기자들한테 보여주면서 얘기를 한 적이 있다더라. 또 진중권씨도 (보여줘서)문자를 봤다고 스스로 공개했는데 이게 무슨 공적인 대화냐“며 ”(한 전 위원장이)주변 사람들한테 (문자를)보여줬던 건 다 공적인 대화라 문제가 없는 것처럼 하고 당사자인 김건희 여사와 주고받은 문자는 사적인 문자라고 주장하시는 건지, 다른 차이가 없지 않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의 대표를 뽑는 상황에서 과거의 행적에 대한 성과를 보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그 얘기가 지금 나온 거지 만약 한동훈 후보가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았다면 그 문자가 소환될 일이 아마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지금 얘기에 이 문자가 왜 공개됐는지를 유추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한동훈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이런 것들의 발로가 문자 공개로 이어진 것 아닌가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중권씨나 기자들이 그 문자의 전체 맥락을 얼마나 정확히 아니면 원문 그대로 보셨는지 제가 모르지만 이것을 한동훈 캠프 측에서 유출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얼마나 되겠냐”고 강조했다.
한편 김 여사는 ‘명품백’ 논란으로 정치권이 한창 시끄러웠던 지난 1월15일 "제가 부족하고 끝없이 모자란 탓"이라며 "무조건 시키는 대로 하겠다"고 사과 표명 의지를 담은 문자를 시작으로 총 다섯개의 문자를 한 전 위원장에 보냈다.
두 번째 문자는 같은 달 19일 ‘비대위 차원에서 사과 결정해 주시면 그 뜻을 따르겠다. 진심으로 죄송하다’ 내용을 담았고 며칠 후인 23일 ‘김경율 비대위원의 발언에 가슴이 아프지만 이해하려 한다. 사과가 필요하다면 단호히 결심하겠다‘는 취지의 세 번째 문자가 이어졌다.
마지막 문자는 25일 ’큰마음 먹고 비대위를 맡아줬는데 충분히 공감된다. 제 잘못에 기인해서 그렇게 됐다. 미안하다‘는 내용으로 보냈는데 당시 한 전 위원장이 이를 전부 읽고도 무반응으로 일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전 위원장측은 김 여사가 문자 서두에 ’사과하면 책임론이 불붙을 것‘이라고 언급하거나 ’사과가 필요하다면‘ 앞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현 등을 지적하며 사과 의지가 불분명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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