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몰락=민주당 붕괴…왜?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4-08-06 13:5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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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누구라도 이재명 당 대표 후보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는 순간, 그의 정치적 생명은 끝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용진 전 의원이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것도 그런 연유다. 그러다 보니 지금 민주당에서는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재명 후보의 유사시를 대비할 인재가 안 보인다. 이재명의 몰락이 민주당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


이재명 후보는 현재 7개 사건에 위증교사, 배임 등 11개 혐의로 총 4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특히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후보가 이르면 10월, 1심 선고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가 재판에 넘겨진 사건 재판 중 처음으로 1심 절차가 끝나는 거다. 이 사건에서 이 후보는 위증교사 혐의까지 받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는 이재명 전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속행 공판을 마치며, 9월 6일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재판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9월 6일 공판에선 검찰의 구형과 이 전 대표의 최후 진술로 재판 절차가 끝나게 된다. 결심부터 선고까지 통상 한 달 정도가 걸리는 것을 봤을 때 선고 공판은 10월 초 열릴 가능성이 있다.


이 사건은 이미 법원이 사실상 유죄로 판단한 바 있다.


실제로 이재명 후보의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했던 유창훈 부장판사는 이재명 후보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해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하면서도 “불구속 수사 원칙”을 사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했었다. 이 사건으로 징역형 이상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으면 이 후보는 차기 대선에 나올 수 없다.


그러나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다른 혐의들도 줄줄이 유죄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민주당 내에서 그런 이재명 후보를 대체할 대권 주자가 존재하느냐 하는 점이다. 없다, 아무리 눈 씻고 찾아보려고 해도 그런 인재가 보이지 않는다.


이재명 후보가 미리 그런 인재들의 싹을 모조리 잘라 버린 탓이다.


따라서 시선은 자연스럽게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향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그마저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김 전 지사는 2022년 12월 특별사면됐지만, 복권은 이뤄지지 않아 2027년 12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된 상태다.


만약 복권된다면 김 전 지사는 내년 하반기에 열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할 자격을 충족하게 된다. 지난 총선에서 대거 낙천한 친문계의 구심점이 생기는 셈이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단행할 광복절 특별사면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은 제외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물론 이번에는 정치계 인사들보다 경제계 인사들 사면 복권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는 하나 그렇다고 해서 정치계 인사들이 완전히 배제되는 건 아니다.


그렇다면 왜 김경수가 배제된 것일까?


여권 고위 관계자는 “통상 사면을 앞두고 정부는 정치권을 포함해 각계각층의 청원을 받는다”라며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한 야당의 구체적 요청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지난 2월 설 특사 당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을 사면하면서 국민 통합을 고려해 야권 인사인 박기춘·심기준 전 의원 등도 함께 사면했다.

 

모두 야당 측이 요구한 인사였다. 당시 용산에선 김 전 지사 복권 요청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고 실무 검토까지 마쳤으나 정작 김 전 지사의 이름은 명단에 없었다고 한다.


야당의 요청이 없는 상태에서 먼저 사면 복권하면 ‘갈라치기’라는 등 괜한 오해를 살 것 같아 결국 복권이 안 됐다는 것이다.


이게 이재명의 솔직한 속내다. 자신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친문계의 구심점이 될 수 있는 김경수 전 지사의 정치권 복귀가 달갑지 않아 사면 복권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오면 패닉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차기 대선에서 변변한 대선주자조차 내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 이것이 여러 범죄혐의를 안고 있는 이재명을 ‘민주당의 아버지’로 추앙한 어리석은 대가이니 누구를 원망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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