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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으로 지목되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는 ‘보수의 구원자’, ‘보수의 어머니’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런데 그는 여당 소속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그런데 왜 그런 꼬리표가 붙은 것일까?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본인은 억울하겠지만 어쨌든 '추윤갈등', 그리고 지금 윤석열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등공신이라고들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 아마 대다수 국민의 생각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도 추미애 전 장관은 반성은커녕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탓하고 있다.
앞서 추 전 장관은 자신은 사퇴할 뜻이 없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장관직 사퇴를 종용했다고 발언했다. 그리고 그 배후로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이낙연을 지목하기도 했다. 그로 인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야권 대선주자로 키워주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계속해서 법무부 장관으로 있었으면 막을 수 있는 일이었는데 문재인과 이낙연 때문에 자신이 물러나게 되었고, 그 결과 윤석열 정부가 탄생한 만큼 그 책임은 자신이 아니라 문재인과 이낙연이 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내부에 폭탄을 던진 셈이다.
물론 추 전 장관도 정치인인 만큼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고, 그러자면 먼저 '윤석열 정권 탄생 일등공신'이라는 꼬리표를 끊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래서 책임을 다른 곳으로 전가하기 위하여 문재인과 이낙연을 거론했겠지만, 결과적으로 그건 고립무원(孤立無援)을 초래하는 자충수(自充手)가 되고 말았다.
만약 추 전 장관이 출마한다면 예전 지역구인 서울 광진구 을로 가서 공천을 받아야 할 텐데 내부 폭탄 던지기로 인해 사실상 민주당 공천은 물 건너갔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민주당내 대표적 친명계인 김영진 의원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본격 등판에 대해 12일 “당과 국민에게 도움이 잘 판단해야 한다”며 부정적 견해를 내보였다.
앞서 정성호 의원도 '사퇴한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해임당했다'라는 등 추 전 장관이 문재인과 이낙연에 각을 세운 일과 관련 "(이재명 대표에게) 당연히 부담이 된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게 친문 비문, 친명 비명을 넘어서 총선 승리를 위해서 하나가 돼야 하는데 자꾸 과거를 파헤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추 전 장관이 자기 정치를 위해 이 대표와 당에 부담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에 이어 '친명 7인회' 멤버인 김 의원도 추 전 장관의 정치재개가 이재명 대표에게 도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함에 따라 공천권을 쥐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추 전 장관과 거리를 둘 것은 불 보듯 빤하다.
이게 내부에 폭탄을 던진 정치인의 운명이다.
여당에도 그런 정치인이 있다.
바로 유승민 전 의원이다. 그는 집권당 소속이면서도 연일 윤석열 정부를 저격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는 희한한 정치인이다.
결국, 국민의힘 내부에서 그를 향한 질타가 쏟아져 나왔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10일 유승민을 향해 "당신의 행태는 마치 관심에 목이 마른 관종병 같고 무지성한 레토릭 훈수 정치의 표본"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인의 언행이 당을 위한 쓴소리나 건전한 비판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착각하지 말라"며 "탈당과 복당, 당 쪼개기의 달인답다. 그저 볼썽사납고 짜증난다"고도 했다.
급기야는 "계속 트집 잡고 딴지 걸려면 차라리 탈당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이용 의원도 "오늘도 유 전 의원의 반지성주의 선동이 계속되고 있다"라며 "내부총질만 해온 게 자랑, '모두 까기'가 적성이면 정치인이 아니라 평론가가 되시라"고 꼬집었다.
이런 그가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내부 폭탄 던지기’ 방식으로는 그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추미애와 유승민이 증명하고 있다. 그게 ‘내부총질러’ 정치인들의 정해진 운명이다. 그걸 본인들만 모르고 설쳐대니 가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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