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갑질’ 강선우 임명 재고하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07-23 13:5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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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이재명 대통령이 갑질 의혹이 제기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강 후보자는 '보좌진 갑질' 의혹에 더해 여권 내에서 '예산 갑질' 의혹이 더해지면서 여론이 크게 악화한 상황이다.


게다가 강 후보자가 국회의원이 되기 전 교수 시절에 무려 5주나 무단 결강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된 상태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서둘러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이는 강선우 후보자에 대해 어떤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든 상관없이 지명을 철회하지 않고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는 의미다.


만일 여론을 좀 더 살펴보려 했으면 기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굳이 서둘러 재송부 요청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강선우 후보 역시 그런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알기에 사퇴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이대로 3일만 더 버티면 ‘갑질 장관’이 탄생하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강 후보자 임명은 정부에 '득'이 아닌 '독'이 될 것이다. 당장 정부 여당 지지율이 폭락하지는 않겠으나, 장기적으로는 민심 이반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임명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3일에 나왔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9~21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자의 적합도를 물은 결과 ‘적합’ 32.2% ‘부적합’ 60.2%로 나타났다. ‘부적합’이 두 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특히 이 대통령의 지지층인 호남 지역을 비롯해 40~50대 중년층도 ‘부적합’이 10%p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이 조사의 응답률은 3.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물론 이로 인해 이재명 정권이 큰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아직은 허니문기간이어서 국민도 당장 회초리를 들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엉터리 같은 인사가 이재명 정권에 균열을 내는 시초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승승장구하던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지지율이 하락 추세로 돌아섰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르고 있다.


물론 아직은 그 수치가 미미해서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사례들이 쌓이고 쌓이면, 즉 곳곳에서 작은 균열들이 발생하면 거대한 제방이 한순간에 무너지듯 이재명 정권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장기적으로는 민심 이반이 시작될 수 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대체 왜 ‘표절’ 의혹이 있는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지명철회를 하면서도, 그보다 더 악질이라는 지적이 잇따른 ‘갑질’ 강선우 후보자에 대해선 임명을 강행하려는 것일까?


진 교수는 강 후보자가 과거 이 대통령 농성장에서 이부자리를 챙기는 모습 등을 언급하며 "이진숙과 달리 강선우는 이재명의 호위무사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 말고는 이유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그런데도 이에 대해 침묵하는 여당 지도부의 행태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가 임명 반대를 선언했고 민주노총, 참여연대, 여성단체 등도 반대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오히려 강 후보자를 감싸는 모양새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일반적인 직장 갑질과 의원, 보좌진 관계는 다르다'라며 강 후보자를 옹호했고, 심지어 김병기 원내대표는 '보좌진이 이상한 거 아니냐'는 식으로 2차 가해를 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권이 왜 무너졌는가.


당시 여당 지도부가 제대로 민심을 전달하지 못한 탓이다. 이재명 정권이 그걸 답습하고 있으니 걱정이다. 정권이 무너지는 것이야 자신들 잘못이니 누굴 탓하랴만 그로 인해 우리 자식 세대가 살아가야 할 대한민국이 무너질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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