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게이트’ 지옥문 열렸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12-10 1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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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와 국민의힘 권선동 의원 간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통일교 측이 더불어민주당에도 전방위적으로 접근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통일교 게이트’라는 지옥문이 활짝 열렸다.


통일교 측은 민주당 인사에게 현금 등 금품을 제공하거나 출판 기념회에서 책을 사주는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했다고 한다.


심지어 일부 인사는 민주당 내에서 활동하며 밀접하게 교류했으며,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당 대표를 하던 시절에 통일교 인사에게 민주당 당직을 맡겼다는 통일교 내부 증언까지 나왔다.


이런 가운데 JTBC는 10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김건희 특검 조사에서 전재수 해양부 장관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 사실을 보도하기도 했다.


JTBC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전 장관에게 2018~2020년 사이, 3000만~4000만 원 상당의 현금을 상자에 담아 전달했다"라고 진술했다. 명품 시계 2개도 전달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전부 허위이며, 단 하나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하면서 "허위보도와 악의적 왜곡에 대해서는 어떠한 예외도 없이, 모든 법적 수단을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정말 전 장관의 말처럼 ‘모두 조작’일까?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 “금품수수 의혹이 나왔을 때 인정하는 정치인 보셨나”라고 반문하면서 “핵심은 통일교에 있는 천정궁까지 방문했었다는 여러 가지 팩트들이 다 진술이 된 것”이라고 했다.


누구 말이 맞는지는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권선동 의원 사건과 관련해 법원은 윤영호 전 본부장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밝힌 만큼 전재수 장관 사건 역시 그런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그게 상식이다.


전 장관 이외에 현 정부 핵심 인사를 비롯해 이재명 대통령 캠프 관계자들이 다수 금품을 받았다는 폭로도 터져 나왔다.


통일교 자금을 여러 사람 이름으로 나눠서 ‘쪼개기 후원’을 받았다는 정치인도 전직 의원을 포함해 최소 4명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1000만 원까지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뜬금없이 조원철 법제처장을 향해 "정치개입하고 불법 자금으로 이상한 짓을 하는 종교단체 해산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는데, 해봤느냐"라고 다그친 이유가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에 불리한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자, ‘더 말하면 씨를 말리겠다’고 공개적으로 겁박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통일교가 민주당에 돈 준 것 폭로 못 하게 ‘입틀막’하려고 민중기 하청특검이 몇 달간 사건 뭉갰고, 이재명 대통령이 12월2일, 9일 통일교 해산으로 입틀막 협박했다. ‘민주당 돈 준 거 불면 죽인다’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마디로 민주당 인사들에게 돈을 준 사실을 폭로하면 통일교를 해산해버릴 테니까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라는 겁박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권의 힘으로 진실을 덮으려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통일교 게이트’의 지옥문은 활짝 열렸다. 힘으로 막을 단계는 이미 지나버렸다.


이 사건을 ‘쉬쉬’하며 덮으려던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뒤늦게 사건번호를 부여하고 부랴부랴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사건을 이첩 하는 등 호들갑을 떠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더는 감출 수 없다는 걸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미 언론이 알아버렸다. 조선-중아-동아일보 뿐만 아니라 한겨레-경향신문과 JTBC 등도 경쟁적으로 단독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를 무슨 수로 막겠는가.


지금은 민주당 의석이 압도적이라 대통령이 탄핵 되는 일은 없을지 몰라도 다음 총선에서 여소야대로 국회가 재편되면 이런 일들이 차곡차곡 쌓여 탄핵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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