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한국전쟁 전후 군경에 의해 적법 절차 없이 희생된 민간인들의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권기만 부장판사)는 여수·순천 10·19 사건(여순사건), 국민보도연맹 사건, 청주·대구형무소 재소자 희생 사건 등의 피해자 유족 236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들은 한국전쟁 당시 군경이 적법 절차 없이 살해하거나 실종시킨 민간인 34명의 유족이다. 피해자들은 국민보도연맹원, 요시찰인, 반군 협력자 등으로 분류되거나 좌익 활동 연루 의혹 등을 이유로 총살되거나 행방불명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와 여순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위원회는 2023년 3월부터 2025년 4월까지 이들 사건 피해자들에 대해 불법 국가폭력에 따른 희생이라는 취지의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후 유족들은 지난해 7월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군경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민간인을 살해한 행위는 헌법이 보장한 신체의 자유와 생명권 등을 침해한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라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어 “희생자 본인은 물론 유족들도 가족을 잃은 박탈감과 가족 해체, 경제적 빈곤의 대물림 등으로 막대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념 대립과 분단 체제 속에서 사회적 낙인과 차별까지 감내해야 했던 유족들의 고통에 공감과 위로를 표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가 희생자 본인에게 1억원, 배우자에게 5000만원, 부모·자녀에게 각 1000만원, 형제자매에게 각 5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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