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멈춰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07-29 14: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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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은 야당과 경제계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7월 임시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리는 8월 4일 이른바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개정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는 방침이다.


노란봉투법의 뼈대는 노동자의 쟁의 행위 범위를 확대하고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에게 기업이 손해배상을 청구할 요건을 엄격하게 강화해 사실상 ‘무제한 파업 조장법’이라는 비판을 받는 법안이다.


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8단체가 29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엄중한 경제 상황에도 상법 및 노조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급물살을 타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넘어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라며 “사용자 범위가 확대되고 기업 고유의 경영활동까지도 쟁의 대상에 포함되어 파업 만능주의를 조장하고 노사관계 안정성도 훼손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두 차례에 걸쳐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된 것은 그런 우려 탓이다.


그런데도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7월 임시 국회 내에 노란봉투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라며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앞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이 퇴장한 가운데 자당 주도로 노란봉투법을 의결한 바 있다.


국가 경제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서 민주당은 대체 왜 기업이 반대하는 이런 법안을 강행하려는 것일까?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런 폭주는 기업을 옥죄고 시장 질서를 파괴하며 결국 대한민국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갈 우려가 크다"라며 "정치동업자인 민주노총의 대선 청구서 결제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한마디로 노란봉투법은 대선 당시 민노총이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한 대가라는 것이다.


같은 당 김정재 정책위의장이 "민생과 국익이 아니라 특정 이익집단과의 밀실 거래를 위한 입법"이라고 질타한 것은 그래서다.


올해 우리 경제가 0.8%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지금은 국가 경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특히 며칠 앞으로 다가온 대미 통상 협상 결과가 한국 경제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우리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5% 내외인 상황에서 한미 관세 협상이 난항을 겪는다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길이 사실상 막히게 된다. 즉 우리나라 최대 수출 시장을 잃는다는 말이다. 이에 따라 기업활동 위축이 우려되는 건 불 보듯 뻔하다.


정부의 역할은 그런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지원하는 것이지, 기업활동을 위축하는 법안이나 만드는 게 아니다.


더구나 민주당이 추진하는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근로조건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준이 모호하다 보니 법적 책임 범위를 놓고 다툼의 여지가 크다. 중소기업은 기업을 운영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법인세를 25%까지 올리겠다고 하는 마당에 노란봉투법까지 시행된다면 버틸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기업이 문을 닫거나 해외로 빠져 나가버리면 실업률이 올라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많은 국민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말이다. 그러면 세수가 줄어들어 국가 재정도 위태롭게 된다. 기업을 옥죄고 시장 질서를 파괴하며 대한민국 경제를 파탄으로 몰고 갈 우려가 큰 노란봉투법 만큼은 이런 식으로 밀어붙여선 안 된다.


아무리 대선에서 자신을 지지해준 민노총을 위해 무엇인가 큰 선물을 주고 싶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국자재정까지 파탄 나게 한다면 그 대가성 법안을 뒤로 미루는 게 맞다. 설사 사전에 민노총과 어떤 밀약이 있었다고 해도 그렇다.


그런데도 민노총이 내민 청구서를 거부할 수 없어 노란봉투법을 강행해 대한민국 경제가 흔들린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에게 있음을 명심하시라. 경고한다.


민노총 배를 불리기 위해 기업을 흔들어대고 국민을 실업자로 내모는 노란봉투법 추진을 당장 멈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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