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각 언론사는 신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리고 있다며 이구동성으로 “이재명 독주론”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제 민심은 전혀 그렇지 않다. 당장 눈에 보이는 수치만 보면 ‘이재명 독주체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보이지 않는 수치와 특히 추세를 보면, 이재명 대표는 그 한계가 너무나도 뚜렷해 표의 확장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 대표는 중앙일보·동아일보 등이 여론조사기관과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에서 30%대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여야를 통틀어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한 건 이 대표가 유일하다.
하지만 모든 조사에서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이 20~30%대에 달했고, 기타후보와 무응답층까지 합하면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응답층이 무려 30~40%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은 오세훈 홍준표 한동훈 등이 ‘3강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아직은 두드러지게 부상하는 후보가 없다. 반면 야권에선 당장 조기 대선을 치른다면 이재명 외에는 다른 후보를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분위기다.
그런데도 범야권 후보군 가운데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30~40% 안팎을 오르내린다는 건 “그래도 이재명은 아니다”라는 의미일 것이다.
중앙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12월 29~30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1%p)으로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서 이 대표가 35%로 1위를 기록했다. 압도적이다. 오세훈 홍준표 한동훈 등 여권의 모든 후보가 한 자릿수에 그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 범 진보권 후보 가운데 “지지 후보 없다”라는 응답이 무려 33%에 달했다. 기타후보(2%)와 ‘모름’이나 무응답(4%)층까지 합하면 진보진영에서 이재명을 지지하지 않거나 후보를 정하지 못한 층이 무려 39%에 달한다. 이재명을 지지한다는 응답 35%보다도 높은 수치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 역시 엇비슷하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8~29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물은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한 결과 이 대표가 39.5%의 지지를 받았다. 여권 후보들이 모두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하지만 진보진영 후보 중에서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응답이 23.9%에 달했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17.2%로 상당히 높았다. 그 외 인물 1.0%다. 결국, 진보진영에서 지지할 후보가 없거나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42.1%에 달하는 셈이다.
친명계가 장악한 민주당 내에서는 이재명 외에 다른 인물을 감히 대권 주자로 생각할 수조차 없는데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보층 입장에서는 사법리스크로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사람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을 것이고, 중도층 입장에선 그런 사람의 방탄을 위한 민주당의 횡포에 대한 반감이 있을 것이다.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이 독보적이지만 여전히 40%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특히 최근 여론조사에 민주당 지지율이 폭락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이 그 방증이다.
실제로 국민의힘과 민주당 간 지지도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대폭 줄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잇따라 공개됐다.
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지난 12월 29~30일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성인 1010명에게 지지하는 정당을 조사한 결과는 민주당이 40.4%, 국민의힘이 35.7%로 양당이 오차범위 내(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서 접전을 벌였다. 직전 조사였던 11월 둘째 주 조사에서는 양당 간 격차가 11.7%p였는데, 7주 만에 격차가 '오차범위 밖'에서 '오차범위 내'로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심지어 한양경제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28, 29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8.2%, 민주당은 37.8%를 기록했다. 비록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내이긴 하지만 국민의힘이 0.4% 앞섰다.
따라서 이재명 독주론이 아니라 오히려 그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평가일 것이다. (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