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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과 기자회견을 보고 난 후에 좋은 칼럼을 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기다렸으나 실망이다.
이제는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접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여전히 필자의 관심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재판 결과와 재판 생중계 여부에 머물러 있는 이유다. 이재명 대표가 유죄판결을 받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는 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과 소통 방식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온갖 범죄혐의로 재판을 받는 피의자가 대통령을 꿈꾸는 마당에 ‘내가, 또 내 처가 뭐 어때서?’라는 인식이 윤 대통령에게 뿌리 박혀 있는 듯하다. 이재명의 독선에 비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인식도 작용했을 것이다.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그래도 윤석열이 이재명보다는 낫지 않느냐”라는 말을 공공연하게 할 정도이니 더 말해 뭣하겠는가.
그러나 세상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서로 ‘누가 덜 나쁜 놈이냐’를 두고 싸우는 사이에 멍들어 가고 있다.
그런데도 국민이 선출한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 아니고는 물러나게 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탄핵은 불가능하다. 반면 범죄피의자 이재명 대표는 지은 죄에 대해 사법적 심판을 받으면 물러날 수밖에 없다. 가능성이 큰 쪽은 윤석열 대통령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정치가 좀 정상적인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일단 오는 25일 1심 선고가 예정된 위증교사 협의에 대해선 유죄판결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 대표는 자신의 '검사 사칭 사건' 관련 증인인 김진성 씨에게 위증해달라고 요구한 혐의로 기소돼 오는 25일 1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다.
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판사는 지난해 9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도 '위증교사 혐의는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으며, 검찰은 올해 9월 30일 결심 공판에서 이 대표에게 위증 범죄 관련 대법원 양형기준상 최대 형량인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위증교사 재판에서 금고형 이상이 나오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그런데도 이재명 대표는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를 앞두고 "이재명이 그런 증언을 부탁한 적도 없지만 부탁했다 쳐도 부탁을 들어주지 않아 실패한 교사인데 어떻게 위증교사죄가 되나"라며 무죄를 강조했다.
순간 귀를 의심했다. 이 사람이 변호사가 맞나?
위증교사죄는 위증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사람이 법정에서 위증했느냐, 안 했느냐로 결정된다. 그 위증이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가 죄의 성립요건은 아니라는 말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대표에게 "죄송한 말씀이지만, 무식한 소리"라고 지적한 것은 이런 연유다.
또 이재명 대표는 ‘실패한 위증교사’라고 주장하지만, 당시 판결문을 보면 명백한 거짓이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완벽하게 성공한 위증교사이고 그 증언한 내용이 판결문에 깨알같이 담겨있다”라며 “성공한 위증교사의 모범사례 삼아도 될 것”이라고 꼬집을 정도다.
백 보를 양보해 이 대표의 주장이 정말 옳다면, 자신의 주장을 당당하게 국민에게 알릴 수 있도록 1심 재판을 생중계하자는데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국민의힘은 물론 야당인 새미래민주당과 개혁신당도 재판 전 과정을 생중계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재명 대표만 동의하면 되는 일이다. 굳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그런데도 이 문제에 침묵하는 건 뭔가 켕기는 구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지자들을 향해선 억울하다고 호소하면서 검찰의 탄압이라고 악을 쓰지만, 정작 법정에선 감춰야 할 무엇인가가 있기에 선뜻 생중계에 동의하지 못하는 것 아니겠는가.
1심 판결을 앞두고 장외집회를 하는 것 역시 해당 재판부의 판사를 겁박해서 유리한 판결을 받으려는 건 저열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도 그렇지만 이재명 대표는 정말 지긋지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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