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이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MBC와 민사소송 중이라 과방위원 자격이 없다"며 "위원회 차원에서 회피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고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을 저격했다가 결과적으로 동료 의원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형국이 됐다.
김 의원이 이를 받아치는 과정에서 현재 피고인 신분으로 법사위원으로 활동 중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줄줄이 소환됐기 때문이다.
김장겸 의원이 2일 국회에서 열린 6차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이훈기 의원이 지난 번에 제가 이해충돌로 과방위원 자격이 없는 것처럼 말했는데 그런 논리라면 형사피고인인 민주당 의원들이 법사위에 가 있고, 이 전 대표 변호인들이 법사위에 몰려 '이재명 로펌'으로 불리는 현실은 눈감고 저를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격 논란을 제기한)이훈기 의원은 많이 배우셨고, 경력도 많으신데, 이걸 과연 몰랐을까. 아마도 자신이 오랫동안 몸담았던 언론노조나 MBC로부터 압박 요청이 있지 않았는지 합리적인 의심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의원의 생각이 그렇다면 법사위에 간 민주당 의원들에 대해 회피하도록 기자회견을 할 용의가 없는지 묻겠다"고 압박했다.
실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불법 출국금지 사건으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이성윤 의원,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몰이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박지원 의원,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에 관한 유권해석 개입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전현희 의원, 대장동 사건 재판에서 이재명 전 대표를 변호했던 박균택, 이건택 의원 모두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러나 김장겸 의원을 겨냥했던 이 의원 발언이 본의 아니게 부메랑이 돼 이들의 자격 논란을 부각시킨 셈이 됐다.
이에 앞서 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노종면 과방위원도 직격탄을 맞은 꼴이 됐다.
이 의원 발언 직후 당시 여당 소속 과방위원들은 입장문을 내고 "이 의원이 우리 당 소속 의원 이름을 직접 거론하면서 사적 이해관계상 문제가 있는 것처럼 언급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야당에서 이런 사적 이해관계를 운운하며 윤리적 기준에 대해 논할 자격이 있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민주당 소속인 최민희 과방위원장과 노종면 의원을 겨냥해 "방통위에서 배제됐던 분이 방통위에 질의를 하고, 방송사에서 몸담았다가 불법행위로 해고된 사람이 사측 문제에 대해 질의하는 것은 윤리적 문제가 없냐"고도 반발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도 같은 날 "2019년 7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통신관련 사업체인)한국정보산업연합회에 상근부회장으로 재직한 지 지 3년이 지나지 않아 결격사유가 있는데 과방위원장으로 임명했다"며 "최민희 위원장이 사퇴하면 김장겸 의원도 사퇴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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