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A씨가 가족관계등록창설 허가 신청 결정문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도봉구청) |
[시민일보 = 박준우 기자] 서울 도봉구(구청장 오언석)는 70여년간 무호적자로 살아온 한 노인의 주민등록 취득과 생계를 도왔다는 미담 사례를 7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A씨는 방학2동에 거주하면서 2021년 10월 상생 국민지원금 지원신청상담 과정에서 발견된 무호적자다.
A씨는 어릴적 고아원에서 자라며, 화교 부부에 의해 입양돼 고아원을 나와 성장했으며, 이후 양부모 곁을 떠나 여러 곳에서 가정부 일을 하며 지내다 수십년 전 현재 사실혼 관계인 B씨를 만나 B씨와 함께 살게 됐다.
수년 전 A씨는 배우자의 도움으로 가족관계등록 창성을 시도했으나 고령으로 고아원 이름조차도 기억하지 못하는 등 절차에 필요한 각종 서류 준비에 어려움을 겪어 포기했다고 전해진다.
구는 이 같은 사연을 듣고, A씨를 돕기 시작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성(姓), 본(本) 창설 및 가족관계등록창설 허가 신청이었다.
이에 수차례 상담을 통해 희미한 A씨의 기억을 되살려 기초자료를 작성했으며, 신분을 확인해 줄 수 있는 인우보증인을 찾고,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소속 변호사에 법률자문, 소송 대행 등 법률 조력을 요청했다.
구청과 방학2동의 노력으로 결국 A씨는 2021년 12월 가정법원에서 성과 본 창설 허가신청을 접수하고, 관련기관을 방문해 서류를 보완하는 등 행정적 절차를 거쳐 지난 9월 초 주민등록증 발급 신청을 했다.
이후 구는 A씨에게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되기 전,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올해 1월부터 사회복지 전산관리번호를 부여해 생계비와 기초연금 등 맞춤형 복지 지원을 시작했다.
이에 A씨는 "70여년 평생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고, 교육도 받지 못하고, 살아있지만 존재하지 않은 채 살았던 날들이었다. 그동안 가족보다 더 살뜰히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도봉구 직원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방학2동 통합복지팀 정상구 주무관은 “A씨가 주민등록 취득 후 현재 계신 지하방에서 벗어나 안락한 보금자리를 찾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식을 전해들은 오언석 구청장은 "70여년이라는 시간을 멀리 돌아 이제서야 도봉구민이 되셨다. 여생을 편안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응원하겠으며, 담당 부서를 통해 복지지원 상황을 살피고, 도와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