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저히 고액' 여지 커··· 적정 임대료 등 추가심리를"
[시민일보 = 문민호 기자] 건물주가 새 임차인에게 기존보다 3배 넘는 월세와 보증금을 요구해 계약이 무산됐다면, 기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임대인 A씨와 임차인 B씨 사이 건물 인도 및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심의 손해배상 관련 판단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0일 밝혔다.
B씨는 A씨 소유 상가에서 보증금 1억원, 월세 600만원을 내고 약국을 운영했다. 이후 B씨는 C씨와 22억원의 권리금 계약을 맺고 영업을 넘기려 했지만, A씨가 C씨에게 보증금 5억원과 월세 2000만원을 제시하면서 임대차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1·2심은 해당 약국의 높은 조제료 수입 등을 고려해 A씨가 요구한 임대료를 ‘현저히 고액’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판단 기준을 달리했다. 상가임대차법상 현저히 고액인지를 판단할 때는 주변 임대료뿐 아니라 기존 임대료와 신규 임차인에게 제시한 금액의 차이, 상가 시세와 적정 임대료,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사건에서 신규 임차인에게 제시한 월세는 기존 임대료의 약 333%, 환산보증금은 약 357% 수준이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차이가 현저히 고액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적정 임대료와 보증금을 추가로 심리한 뒤 임대인의 요구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다시 판단해야 한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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