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 살해·캐리어 유기' 60대 징역 25년

박소진 기자 / zini@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10-13 16: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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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분할 신청' 앙심품고 범행

[시민일보 = 박소진 기자] 전처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야산 배수로에 버린 60대 남성이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오세용 부장판사)는 13일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모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5년을 명령했다.

이씨는 지난 3월30일 오전 11시20분쯤 서울 서초구 우면동의 한 아파트에서 50대 전처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충북 음성의 한 야산 묘지 배수로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부모님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같은 날 오후 5시께 이씨를 긴급체포했다.

이씨는 수사기관과 재판에서 전처가 재산분할소송을 청구하자 그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대화를 나누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28년간 부부의 연을 맺고 함께 살던 피해자의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리고 양손으로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시체를 캐리어로 운반해 야산 배수로에 유기한 범죄"라며 "죄책이 매우 무겁고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결혼 생활 동안 피고인을 대신해 가계를 책임지고 자녀 양육을 도맡았다"며 "피고인은 가정을 돌보지 않았는데도 피해자의 이혼 재산분할 청구에 반발해 범행 동기가 극히 불량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한 이씨가 아무런 구호 조처를 하지 않고 곧바로 시체를 유기했으며 휴대전화 유심칩을 제거하고 혈흔을 닦은 수건을 버리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은폐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우발적 살인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당황한 상태에서 보인 행동이라기보다 범행 발각과 체포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피고인은 피해자 사망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또한 재판부는 피해자가 이씨의 공격을 받은 뒤 사망에 이르기까지 겪었을 충격과 공포를 상상하기 어렵다며, 피해자의 아들 역시 깊은 슬픔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가 두 아들에게 불만과 앙심을 품고 살인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보호관찰 명령의 이유로 들었다. 이씨의 둘째 아들은 앞서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아버지가 풀려나면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이유로 형이나 나를 해코지할 것 같고, 수십 년 후에 나오면 나와 처자식을 살해할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살인죄는 존엄하고 절대적 가치를 지닌 사람의 생명을 비가역적 침해하는 범죄"라며 "그 자체로 다른 어떤 범죄와도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씨가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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