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최성일 기자] 정유업체 명의의 전표까지 위조해 출처를 알 수 없는 석유를 판매한 60대 업체 대표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2단독 이유섭 판사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2억5835만원을 추징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출처를 알 수 없는 일명 '무자료 석유제품'을 정상적으로 구매한 석유와 섞어 거래처에 223차례에 걸쳐 39억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4년 10월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은 A씨는 이후 적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한 외항선을 대상으로 범행을 이어갔다. 2025년 2월 선박에서 정유업체 명의의 공란 전표 수천장을 발견한 뒤 이를 위조해 무자료 석유를 정상적으로 매입한 제품처럼 꾸몄다.
A씨는 부산과 울산 일대에서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사들인 중유와 경유를 외항선에 공급하면서 위조 전표를 세관에 제출했다. 해당 석유제품이 정유업체에서 정상적으로 출하된 것처럼 속인 것이다.
공급 입찰에도 참여했다. A씨는 2025년 국립해양조사원 해양조사선의 경유 공급 입찰에서 낙찰받은 뒤 같은 해 3월부터 12월까지 무자료 경유 74만700ℓ를 10억4000여만원에 판매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증거를 없애려는 시도도 있었다. A씨는 제보자들을 회유하거나 협박하고 회사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씨가 1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중유 75억원어치와 경유 10억원어치를 판매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어 수사 이후에도 다른 법인을 이용해 범행을 이어간 점 등을 들어 죄질이 매우 나쁘고 재범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급한 석유제품 자체에는 품질상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A씨가 범행을 인정한 점은 양형에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
한편 A씨와 함께 기소된 업체 직원과 공범 4명에게는 징역 3~6개월에 집행유예 1~2년이 각각 선고됐다. A씨가 운영한 법인 2곳에는 각각 벌금 2000만원과 1500만원이 부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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