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정당개혁 정착되길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01-31 19: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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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 유재건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서구의 모든 나라들이 정당의 기반구조들이 바뀌고 있다. 제2의 물결이 지배했던 20세기의 정당들은 자본가, 노동자, 중산층 등 계층을 지지기반으로 삼았다.

그러나 제3의 물결사회는 다양성이 대폭 증대된 사회인데 현재의 정치제도는 이러한 다양성을 대표하거나 이익타협을 시키지 못하고 있다.

대의제의 대표는 더 이상 대표할 대상이 없다. 다양성의 사회에서는 스스로를 대표해야 한다. 그 동안 한국의 정당들은 모든 계층을 대변하는 Catch-all party처럼 행동했으나 정작 아무 계층도 대변하지 못했다.

지난 수 십년 간 집권당은 국민다수의 실질적인 정책적 이해관계를 대변하여 선거에서 승리한 것이 아니라 선거제도의 왜곡된 변화나 지역감정에의 호소, 이합집산의 정치전술에 의존하여 승리해왔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해준 보조수단들은 관권과 금력에 의한 동원 및 정치공작과 거짓말 구호에 의한 사기적 정치술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정치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절차적 민주화의 진전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방법들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더 이상 정당의 주장들을 신뢰하지 않고 정치인을 올바른 사람으로 보고 있지 않다.

언론의 시류성도 이제는 네티즌에 의해 감시되고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변화에 정당의 선진화와 국민들의 참여를 제고시키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국민참여 경선제도와 기타 정당개혁안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런 의미에서 볼 때 국민참여 경선제와 개혁안은 우리 정치사상 처음으로 정당의 대통령 선거후보 결정과정에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길을 텄다는 점에서 우리 정치의 선진화와 현대화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된다.

역대 선거사상 처음으로 대선후보 선출시 일반국민이 선거인단의 50%를 차지하는 국민참여경선제를 도입한 것은 가장 획기적인 변화다. 대선후보 선거인단을 7만명으로 하고 구성비율을 2(대의원):3(일반당원):5(일반국민 공모자)가 되게 함으로써 대의원 조직 장악에 의한 득표보다는 민심을 얻는 일이 결정적인 요소로 떠올랐다.

특히 국민참여경선제와 같은 취지에서 각종 공직선거 출마자를 상향식 공천에 의해 선출하도록 함으로써 중앙당과 총재가 공천에 전권을 행사하던 관행을 청산할 수 있게 된 것은 가장 큰 정당사적 발전이라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국민참여경선제와 함께 한국정당의 발전에 획기적인 것이 1인 보스체제 청산, 원내중심의 정당 및 당정분리 쇄신안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정당이나 의회는 당 총재와 행정부의 권한에 비해 약체를 면할 수 없었다. 그 근본원인은 정당의 1인 보스체제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정당의 개혁을 통해 정당의 민주화를 이루는 동시에 총재에 의해 하달된 명령대로 의사결정을 해오던 국회의원들이 자유의사대로 정책 결정을 하는 크로스 보팅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진정한 의미의 3권분립을 이룰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이번 정당개혁안이 차지하는 의미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번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정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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