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가장 인간적인 소통의 형식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2-12-01 17: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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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이어주는 ‘서사의 힘’ “이야기는 인간의 의사소통 도구이자 앎을 주며 일상 그 자체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삶은 이야기를 듣고 말하면서 구성되고 연장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야기라는 소통의 형식은 인간에게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런 것이다. 소설에서의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다.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이야기를 듣는 다는 것과 다름없다.

‘이야기, 가장 인간적인 소통의 형식’(거름출판사 刊)은 소설에서 나타난 이야기의 의미와 구조에 대해 알아봄으로써 전반적으로 소설의 이해를 돕는 기초 입문서다. 학술서적이 갖는 제한된 담론과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읽기 쉽게 에세이 형식으로 쓰여진 것이 특징이다.

이 책을 쓴 김민수씨(사진)는 경험에서 오는 흥미로움 뿐 아니라 지혜가 어우러진 이야기는 사람들을 이끄는 힘이 있으며 이것이 바로 소설의 힘이자 서사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삶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소설에서 나오는 다양한 삶은 자신을 확장시키고 풍부함을 가져다 줍니다. 따라서 독자는 소설에서 소통의 즐거움과 더불어 적극적으로 의미를 찾는 것이죠.”

저자는 90년대 후반에 들어 젊은 작가들의 소설이 인간적인 소통이 부재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최근의 소설들이 사적인 이야기로 흘러가면서 일방적인 발화 양식으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현대인이 갖고 있는 고립성이나 파편적인 존재 방식 등이 표현되는 현대 사회의 상황을 이해하지만 이야기성이 악화되고 서사의 양식이 빈약한 소설이 많습니다.” 현대소설의 이야기다운 이야기의 부재는 비소설의 인기로 옮겨졌다. 소설에서 기대할 수 없었던 서사구조가 비소설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것.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고 또 이야기를 들어주고 싶어합니다. 이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열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이 오랜 역사를 통해 존재해 왔고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소설, 삶의 향수가 묻어난 이야기를 찾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현대사회는 정보중심의 의사소통이 지배적입니다. 정보가 아무리 많아도 지혜가 있지 않으면 온전한 이야기가 될 수 없습니다. 단 한 줄의 시라도 놀라움을 깨달을 수 있듯이 인간적인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이야기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문향숙기자 cult@simin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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