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지난 2000년 8월부터 시작해 이번이 3번째로 우리 국민과 정부를 더욱 분노와 실망케 했다.
더 나아가 주변국들을 무시하는 행위로 밖에 볼 수 없으며 한 마디로 배신감까지 느낀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전범들에게 절하는 것이 평화의지를 다짐하는데 과연 꼭 필요한 것인지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다.
또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등 이웃 국가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참배를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신사참배에 대한 분명한 우리측 입장을 밝혀왔는데도 이번 같은 사태가 또 벌어졌다.
고이즈미 총리는 오는 2월 노무현 차기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해 한·일정상회담을 갖고 새 정부와 일본간 긴밀한 새로운 미래를 논의할 예정으로 있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을 어떻게 보고 제일 싫어하고 혐오하는 짓을 골라서 하는지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일간 협의해야 할 일이 태산 같이 많은 시점에서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우리가 어떻게 일본을 믿고 새로운 21세기 미래를 같이 가자고 논의 할 수 있겠는가.
이와 관련해 정부는 공식성명 발표 후 주한 일본대사 대리를 외교부로 불러 즉각 항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방한하는 가와구치 요리코 일본 외상과의 한·일 외무회담을 통해 우리 정부의 공식 항의를 일본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 정부는 성명에서 “평화를 기원한다고 하면서 평화를 파괴한 전범을 참배하는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 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면서 내놓은 “평화를 되새기고 두 번 다시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된다는 뜻에서 참배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늘어놓았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반대를 알고 있으면서도 굳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같은 돌출 행동을 왜 강행해야 했는지 그 저의가 의심스럽다.
지금은 전 세계인의 눈과 귀가 북한 핵문제와 이라크 전쟁에 쏠려있다. 이 마당에 비신사적으로 찬물을 끼었는 행동에 비통함을 더한다. 우리는 다음달 새로운 노무현 대통령 새 정부가 출범하는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
새 정부는 고이즈미 총리의 신사참배 배경을 철저히 파헤치고 묵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또 야스쿠니 신사 참배 재발 방지를 촉구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강력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앞으로 일본측의 향후 대응 방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추가적인 대응 여부를 철저히 검토해 대처하길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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