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초심 잃지 말아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1-22 18: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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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정치행정팀장 {ILINK:1}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연일 이어지는 파격적인 행보로 정치권을 향한 민심의 기류를 바꿔놓는 것은 물론 그의 소탈함을 지켜보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노당선자는 지난 17일, 입원중인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에게 휴대전화로 회동을 제의하더니 18일엔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와 민주당 정균환 총무가 함께 하는 3자회동을 가졌다.

이날 양당총무와의 회동에서 그는 “두 분이 입법부를 대표하는 한편이 되고, 저는 행정부쪽에 서서 국민에게 봉사하는 게임을 해보자”라고 말했다.

22일에는 아예 한나라당 당사를 직접 찾아 서 대표에게 고 건 전 서울시장의 총리 내정 사실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결과가 좋으면 취임이후라도 왔다갔다 못할 것 없다”며 “야당으로 오는 것이 국민들 보기에도, 여야관계에도 좋다”는 말을 했다.

심지어 서대표는 그의 방문을 반기며 “정치사에서 당선자가 야당을 방문한 일은 처음”이라며 “정치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덕담을 나누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민주당 한화갑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는 “우리당 표는 거저먹는 것인 줄 알았는데 경우에 따라서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 정무수석실을 강화하든지 해야지”라며 조크성 발언을 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의 조크에서도 알 수 있듯 민주당과의 관계도 종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듯 싶다.

이처럼 그는 취임 전부터 과거 당선자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여당과 야당을 상대하며 대화정치를 시도하는 등 극단으로 치닫던 정치권 풍조를 새롭게 조성하고 있다.

그간의 행보에 비춰볼 때에 그가 신분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그는 취임 이후에도 이처럼 파격적인 대화정치 행보를 멈추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당선자 앞에서는 그동안 상식으로 통용되던 기존의 틀이 무색해진다. 관행적으로 특혜를 누려왔던 일부 기득권층에서는 불만이 있기도 하겠지만 새로운 가치관을 기준으로 사회적 형평을 완성시키는 일을 그가 해낼 것으로 많은 이들이 믿고 있다.

그를 향해 많은 이들이 신뢰를 보내는 것은 그가 역대 어느 당선자보다 당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고 사심이 배제된 ‘소신’ ‘젊음’ ‘패기’를 겸비한 덕분이다.

이는 곧 노 당선자만이 가지고 있는 절대적 무기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지금은 노 당선자가 시작하는 시점이다. 그에 대한 진정한 평가는 지금보다는 5년 뒤 나오게 될 것이다.

노당선자가 변함없이 국민적 지지를 한몸에 받을 수 있는 최초의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는 비결은 오직 하나,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평범한 사실이다.

모쪼록 그의 건강한 초심이 늘 강건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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