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병사들의 행동은 국민과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참 군인의 자세를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더욱이 지난해 반미감정을 극도로 치닫게 했던 여중생 미군장갑차 압사사건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어 우리 군의 ‘희생정신’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또 이해타산적인 개인주의와 무사안일의 보신주의가 사회전반에 걸쳐 팽배해지고 있는 요즘 같은 세상에 이들의 정신은 너무나 값진 것이라 하겠다.
군·경에 따르면 전차장 김봉현 소위와 탁약수 박진동 병장, 조종수 이병민 일병, 포수 이철희 하사를 태운 육군 모 부대 소속 K-1 전차가 사고지점인 산정 3교에 도착한 것은 17일 오전 6시 30분경 이었다고 한다.
부상당한 이 일병은 사고 전차가 다리에 진입했을 당시 김소위가 “앞쪽에 차량불빛을 발견하고 오른쪽으로 틀도록 지시했다”며 “이에 급히 방향을 바꾸는 순간 다리난간을 받으며 추락했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결국 김 소위와 박 병장은 운명을 달리했고, 이 하사와 이 일병은 무릅 골절상과 찰과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가 난 포천군 영북면 산정리 산정호수3교의 노폭은 전차이동 방향이 사고 전차의 폭보다 1㎝ 넓은 3.6m이고 반대방향은 3.4m로 총 7m이다.
수치상으로는 도로폭이 전차폭 보다 넓지만 교행시 확보되는 공간이 30㎝도 안되기 때문에 마주 오는 전차와 일반차량이 양쪽 갓길 쪽으로 바짝 붙어서 이동하지 않는 이상 정상속도로 교행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에 다리 폭을 모르지 않았던 김 소위 역시 맞서 오는 버스에 타고 있을 주민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넓은 공간을 확보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위험을 무릅쓰고 운전병에게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도록 지시했던 것이다.
이번 사고 지점은 지난해 만에도 수 차례에 걸친 다리난간 파손사고 발생했으며 비가 오면 물이 중간에 고여 차량운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사고다발 지역이다. 주변 주민들은 사고가 난 다리는 관광지인 산정호수로 연결된 3개의 다리 중 하나이며 관광 인파는 계속 증가하는데 비해 도로가 협소해 매년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산정호수로 이어지는 각 다리의 확장공사를 조속한 시일에 해야 한다는 민원을 군청에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으나, 포천군이 예산확보 등의 문제로 유보해 왔던 것이 이번 참사를 불렀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목숨을 잃은 군인들은 1980년대 전후에 태어난 일명 X세대들 이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준 군인정신은 국민을 어떠한 상황에서도 보호하려 하고, 봉사와 헌신하는 진정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 하겠다.
나라를위해 훈련도중 산화한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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